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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의 '사건으로 본 이민생활 24시'] <19>남의 ID로 택시 영업한 운전사

이유없이 체포돼 알게된
불체자의 신분도용 사연

50대의 한국인 남자가 법원이 발행한 체포영장에 의해 법원에 연행돼 왔다.

폭행혐의로 체포돼 입건된 사건이 있었는데 재판이 있는 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행된 것이었다.

판사 앞에 서게 된 이 사람은 자신이 사건에 연루돼 체포된 적도 없거니와 법원에 나와 재판을 받을 일도 없었다고 완강히 부인하는 것이었다. 검찰이 사건기록을 찾아 사진조회를 하게 됐는데, 분명 사진은 다른 사람의 것이었는데 이름과 생년월일은 이 사람의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폭행사건 때의 전과조회 서류에 의하면 지난 2년 동안 벌써 여러 번 교통관련 위반혐의로 체포된 기록이 있고 그때마다 유죄를 시인하고 벌금을 문 기록이 있었다.

이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건들이었다. 그러나 사건들이 지문조회에 의해서 밝혀졌다는 것은 같은 사람에 의해서 저지른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바로 서류에 첨부돼 있는 사진 속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이 사람과 같은 것은 동명이인이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신분을 도용한 것이었다. 어찌됐건 이날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것은 사진조회로 확인됐으므로 법원은 바로 그를 석방했다.



이 사람은 몇 해 전에 운전면허증을 분실한 적이 있는데 필경 누군가 이 면허증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검찰이 가지고 있는 서류에 나타난 주소를 보고 집을 찾아갔다. 이름을 대고 이 집을 찾았는데 놀랍게도 자신과 같은 이름의 사람으로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찾아온 사유를 들은 이 사람은 의외로 고분고분히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불법체류자로 지금 카서비스, 그러니까 자가용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연한 기회에 가짜 운전면허증을 거래한다는 브로커를 알게 됐는데 그들을 통해서 구한 남의 면허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교통법규 위반사건으로 티켓을 받을 때마다 그대로 유죄를 시인하고 처리해 왔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이 남의 면허증을 가지고 더구나 영업까지 하고 있다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이 이름으로 폭행사건까지 일으키고 법원에 출두하지 않아 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런 모든 범법사건을 깨끗이 처리하지 않으면 이 이름의 본인은 예상할 수 없는 불이익을 당하게 돼 있었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 진짜 본인은 하는 수 없이 검찰에 사실을 신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의 이름을 도용한 이 사람이 입건되는 날에는, 남의 이름으로 법원의 재판까지 받은 경력 등으로 징역실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퀸즈형사법원 한국어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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