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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면"

걷기 열풍속 '애팔래치안 트레일' 으뜸
14개 주 관통…'영혼을 불러 일으킨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 길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걷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길이다. 한국의 제주 올레 길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에도 이들과 유사한 길이 있을까. 각각의 주가 아니라 미국 전체를 대표하는 길이라면 애팔래치안 트레일(Appalachian Trail.AT)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는 길= 산티아고 순례 길이나 올레 길은 단순히 건강을 위해 사람들이 걷는 길이 아니다. 체력단련을 위해 도보여행을 떠나는 대상이 되는 길을 더더욱 아니다. 이보다는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이들 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애팔래치안 트레일도 이런 점에서 산티아고 길이나 올레 길 못지 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베일러 대학의 최근 조사는 이를 증명한 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학 수전 브래튼 교수는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타 본 경험이 있는 200명 이상의 하이커들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의 초점은 애팔래치안 트레일 하이킹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파악하는데 맞춰졌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1/3 가량이 이 트레일을 타면서 영성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이름 모를 들꽃이 지천이고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숲길에서 신을 느꼈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많았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이 그들에게는 요컨대 '영혼을 불러 일으키는 길'이었다는 응답이었다.

영혼의 울림에 귀 기울이지는 않았어도 같이 하이킹을 했던 사람들 혹은 중간중간의 작은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고 응답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여행 그 자체로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탔다고 대답한 사람도 많았지만 절반에는 훨씬 못 미쳤다. 브래튼 교수 또한 애팔래치안 트레일에 애착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해가 지고 밤 하늘에 유성이 떨어지는 장면을 하이킹 도중에 볼 수 있는 등 애팔래치안 트레일은 영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파에 6개월은 잡아야= 애팔래치안 트레일은 북으로 메인 주에서 남으로 조지아 주까지 미국의 동부 14개 주를 관통한다. 아메리카라는 대륙에 걸맞게 그 길이만도 2180마일에 이른다. 산티아고 길이나 올레 길과는 규모에서 비교가 안 된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일부 구간이라도 타보는 사람은 연간 200만~300만 명에 이른다. 이중 완주를 시도하는 사람은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완주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하이커들이라면 6개월은 잡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3월 조지아 주 쪽에서 시작해 겨울이 오기 직전 메인 주에서 끝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도전하기 이전 해 11월쯤부터는 준비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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