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치과보철물의 수명에 대하여

곽경환·연세 치과 원장·치의학박사

신경치료후 또는 충치의 크기가 광범위 하게 많이 손상돼 일반적인 충전 치료(필링)로 수복이 불가능할 때 마치 왕관과 같이 치아의 머리부분을 통째로 감싸주어 치아의 구조를 수복하는 보철물을 '크라운'이라고 말한다. 일반인이 흔히 쓰는 표현 방법으로 충전치료는 이를 '떼운다'라고 표현되고 크라운은 이를 덮어 '씌운다' 라고 일컬어진다. 브릿지란 브릿지가 다리(교각)을 의미 하듯이 이가 빠졌을 때에 그 빠진 이를 수복하기 위해 그 양 옆의 치아에 크라운을 씌우고 가짜 치아가 그 크라운에 연결되어진 형태의 마치 다리를 놓듯이 연결된 보철물을 일컫는 말이다.

환자로 부터 가장 많이 질문들 중 하나가 크라운이나 브릿지의 수명에 관한 것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하는 치료인 만큼 얼마만큼 오래 갈 것인가 하는 환자의 궁금증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크라운이나 브릿지의 평균 수명에 관한 논문들이 여럿 있지만 종합하자면 평균 10여 년으로 보고 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보고를 들을 때 주의 깊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크라운의 평균 수명이라는 말이 지금 내가 하는 크라운이 10년을 갈 수 있다고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며 10년 정도 지나면 꼭 새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의 크라운은 5년도 안되어 갈아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20년이 지나고도 멀쩡한 경우가 있다.

크라운이나 브릿지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충치에 의한 것이다. 크라운이나 브릿지는 금속이나 세라믹 같은 것으로 만들어 지므로 그것 자체가 썩거나 부식돼 못쓰게 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크라운이나 브릿지가 얹혀져 있는 치아 자체가 다시 썩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런 경우에 기존의 크라운이나 브릿지를 제거하지 않고는 충치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라운을 씌웠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새로운 충치가 생길 수 있는가? 그것은 크라운으로 덮여있지 않은 치아면에서 언제든 새로운 충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크라운이 치아와 맞닿고 있는 부분을 크라운의 마진(margin)이라 부르는 데 이 마진 주변에 대한 청소가 잘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새로운 충치가 발생하게 된다. 또 크라운을 한 지가 오래된 데다가 나이가 듦에 따라 잇몸이 내려가서 새로이 이의 뿌리 부분이 노출된 경우에 새로운 충치가 이뿌리에서 부터 생기기 쉬운데 나이 든 사람에겐 이러한 치근충치(root cavity)가 오래된 크라운이나 브릿지 실패의 주요한 이유가 된다.

그리고 치료하는 의사의 정밀한 보철물 제작이 무엇보다도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치과 치료를 치료비가 싼곳 만을 선택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크라운이나 브릿지를 어떻게 하면 오래 쓸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한 자연스런 대답이 가능하다. 크라운과 브릿지가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어야 하며 덮어 씌운 치아의 나머지 부분이 잘 썩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는 것이 일반인들의 과제다.

정기적인 치과 방문은 물론이고 치솔질과 적절한 불소의 사용이 지금 갖고 있는 크라운이나 브릿지의 수명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마치 자동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차의 수명이 많은 영향을 받듯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난 후 치아 관리를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잘 하느냐에 따라 크라운이나 브릿지의 수명이 크게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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