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미 대선이 남긴 숙제와 승리 요인
소수계·여성이 '오바마의 최대 원군'
백인들 지지는 40% 그쳐
네거티브 전략 '공신'
국민통합 상생정치 절실
국민들이 오바마에게 4년 더 일할 기회를 줬다.
10월 전국 실업률 7.9%. 그것도 재임기간 내내 8%벽을 깨지 못하다가 선거 막판 조작의혹까지 불러 일으키며 간신히 떨어뜨린 수치다. 실업률이 7.2%를 넘는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1930년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밖에 없었는데 국민들은 기꺼이 새 기록을 써가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줬다.
그런데 국민들은 인종별, 성별, 소득별로 표심이 뚜렷하게 갈렸다. 히스패닉 69%, 흑인 93%, 아시아계 74%가 오바마를 지지한데 반해 백인은 40%만이 오바마를 찍었다. 백인의 58%는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다. 오바마 캠프는 대선 레이스 내내 히스패닉, 여성, 저소득층의 표심을 얻으려고 공을 들였다. 낙태, 동성결혼 지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밝혔고 불법이민자 추방 유예조치를 통해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연 평균 소득은 5만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들은 주로 오바마를 지지했고 5만달러 이상에서는 롬니가 훨씬 앞섰다. 지난 4년간 끊임없는 정쟁을 벌이며 소모적인 갈등과 대결을 계속해온 미국 사회에서 인종간, 소득간 벽이 훨씬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정치분석가들은 오바마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오바마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소수인종과 여성을 꼽고 있다. 개표결과는 그렇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일등공신은 오바마의 선거전략과 운이라고 볼 수 있다.
오바마는 롬니가 지난 4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대대적인 TV광고로 롬니의 베인캐피털 경영 전력을 문제 삼고 해외 일자리 유출 의혹을 제기하면서 롬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도 6일 오바마 승리요인을 분석하면서 “오바마가 네거티브 선거전에 주력해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선거전략 수립과 집행, 메시지 전달에서 롬니를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네거티브 전략 덕분에 롬니는 본선을 향한 본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중산층의 삶을 모르는 1% 최상류층 부자’라는 이미지가 각인됐고 10월 TV토론이 열리기 전까지 ‘악덕 기업가’ 이미지를 벗겨내는데 급급해야했다. 뉴욕타임스도 6일 오바마 승리요인을 분석하면서 “오바마가 네거티브 선거전에 주력해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선거전략 수립과 집행, 메시지 전달에서 롬니를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다 TV토론을 통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지율이 치솟기 시작했지만 선거를 1주일여 앞두고 불어닥친 허리케인 샌디 수퍼강풍에 ‘롬니 바람’은 그냥 꺾여져버렸다. 오바마와 함께 샌디에 대처하며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오바마를 격찬했고 무당파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오바마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야후는 샌디가 동북부에 몰려올 때 ‘신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샌디를 보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최고의 유세 지원자’라는 평가를 받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9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 이어 오바마와 함께 또는 단독으로 막판 총력 지원 유세를 벌인 것도 오바마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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