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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건강 칼럼] 기의 세계, 상생의 세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치료마사지를 받으러 옵니다. 시어머니는 오랜 허리병이 지병이고, 며느리는 어깨가 아파서 방문했지요. 그렇다고 두 분이 함께 치료차 온 것이 아니고 며느님이 첫날에는 허리 아픈 시어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치료마사지 시술을 끝내고 다소 허리가 개운해지자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 것이 느껴집니다. 혈색이 박하고 피부가 거칠고 목소리가 울려나오는 데다가 이마에 내천자가 파여있고 어깨가 기울어있어 폐경락도 순조롭지 못하고 어깨가 몹시 아플 것으로 보입니다. 걸음걸이를 보면 본인도 모르게 왼쪽다리를 절듯이 걷는데 통증이 느껴집니다. 단지 아침마다 특히 다리가 무겁다는 정도를 알 것입니다. 돌아가시는 길에 짚어서 알려드리니 “우리 며느리도 치료를 해주셔요”하고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모녀같은 이 고부간에는상생의 기운이 있습니다. 이 기운은 앞으로도 서로간에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세상에 의지해 삽니다. 우리 육신의 감각인 오감 중에 유난히 시각에 주로 영향을 받지만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일부의 세상에 불과합니다. 일부라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의 세상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지요. 안개 속에서 길을 걷다가 먼 발치에 보이는 것을 어림짐작을 하듯이 일부의 지각을 통해 자신이 놓인 상태를 추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며칠 전에 온 얼굴이 피고름에 덮혀 가득 충혈되어 있는 분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하루도 거르지 않다시피 마시는 술독으로 머리 끝까지 화염이 충천해 있습니다. “술을 자제해도 거의 절반은 가라앉을 것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단주를 하시지요?” 화기가 충천한 얼굴을 약초로 씻어 내려주며 당부를 하기는 했지만 어림도 없을 것입니다. 본인도 안타까울 것입니다. 얼굴을 바로잡아보려는 열망이 있었으니 자신을 도울 자를 조우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극함과 정성이 함께하지 못하면 그저 흘러가는 만남으로 그치고 말 수 밖에 없습니다. 설령 단기로 작정을 해도 화기를 내리는 과정에서 괴로움의 부침을 겪어나갈 것을 인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사는 기로써 몸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상생도 상극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덧없는 생의 과정에 서있음을 알고 현생에 자신이 놓여진 직업의 상황에 대해서 지극히 정성을 다해서 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기의 화합과 충돌을 넘어서서, 인과의 바다에서 헤어나와 세상에 고통을 줄이고 덕을 쌓을 수 있겠지요. 오랜 지병을 가지고 고통받는 분도 그렇습니다. 자포자기하지 않고 지극히 정성을 다해서 제 몸을 돌보고자 한다면 삶의 기쁨의 흔적을 품고 떠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김영기 약손마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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