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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발라서 물말은 밥 한 술 위에 살짝 얹었다…"꿀꺽"

고소하고 달큼한 '가을 전어'의 감칠 맛

마켓에 가니 한국에서 막 잡아 공수된 전어가 푸짐하게 쌓여 있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는 가을 전어구이~." 구수한 아저씨 입담에 구이용 회무침용으로 몇 마리씩 담았다. 한국 같았다면 가시 많은 생선이라고 먹기 귀찮아 아예 사지도 않았을 텐데 타국생활에 익숙해질수록 토속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도 켜켜로 늘어간다.

'가을 전어'란 말에 정겨움이 쏙쏙 묻어나 꼭 먹어야 이 가을의 쓸쓸함 한 자락쯤 쓸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충동적인 구매욕이 발동했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도대체 오늘은 뭘 해먹어야 하나 뭔가 특별한 반찬은 없을까하는 고민 없이 굽고 버무려서 한 상 떡하니 차려놓을 생각을 하니 발걸음도 바빠졌다.

은빛이 탱글탱글 유난히도 빛나는 전어. 한 손에 탁 쥐고 쓱쓱 비늘을 긁어냈다. 그냥 구워도 맛있긴 하지만 뽀얀 살에 내장의 탁한 색깔이 섞이는 게 싫어서 내장도 깨끗하게 씻어냈다. 그리고 잘게 칼집을 넣어 직화 오븐에 구웠다. 지글지글 익기 시작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온 집 안에 가득했다.

구이가 되는 동안 잘 손질해 놓은 횟감을 채소와 함께 무칠 준비를 했다. 전어는 뼈가 워낙 가늘어서 깨끗이 씻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후 뼈째 썰어 놓았다.

소금과 설탕을 넣어 약간 절여놓은 무와 상추 양파 오이 풋고추 등 냉장고에 남은 야채들을 모두 꺼내 한 입 크기로 다듬었다.

향긋한 미나리가 들어가면 회무침이 한결 싱싱하게 느껴진다. 준비한 재료들을 양푼에 모두 넣고 되직한 초고추장을 만들어 살살 달래가며 조물조물 무쳤다. 새콤달콤한 향이 코끝에 닿는 순간 침이 꿀꺽 넘어갔다. 손으로 한 줌 쥐어 입으로 쏘옥~~. 햐! 밥도둑이네.

손이 바빠졌다. 빛의 속도로 한 식탁 차려냈다. 노릇하게 구워진 전어를 큰 접시에 담아내고 회무침은 여러가지 쌈을 곁들여 놓았다.

뜨거운 밥 한 술에 구운 전어 한 점을 올려 먹는 순간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고소하고 달콤한 생선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바싹 구워 머리도 오독오독 씹으면 고소함이 그만이다. 혹여 전어가 식을까 부지런히 살을 발라 밥 위에 얹느라 밥상은 분주했다.

큰 쌈 한 입 싸서 오물거리는 가족을 바라보는 뿌듯함이 가을 저녁 밥상의 넉넉함이다. 그래서 한 집에 사는 이들을 식구(食口)라 부르나 보다.

전어는 예부터 신분의 높고 낮음 없이 모두가 좋아해서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란 이름이 붙었다.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속담도 전해 내려오고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속담도 있지만 정확한 유래는 알려진 바가 없기도 하다. 어쨌든 다 조합하면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다.

그럼 왜 가을 전어일까? 이 작은 물고기는 주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6~9월이면 먼 바다로 나갔다가 가을이면 다시 연안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 때 잡히는 전어가 가장 살이 오르고 달큼하다. 그리고 이 때 지방 함유량이 많아 유난히 고소하다. 그래서 타운에서는 가을이 아니면 전어를 맛보기가 어렵다.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훌륭하다. 글루코사민과 핵산이 풍부해 두뇌기능과 간기능 강화에 좋다.

그리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며 뼈째 먹으면 칼숨도 풍부해져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아주 좋다.

US한방병원의 오윤명 원장은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장을 보호하고 장을 깨끗하게 하는데 효험이 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기를 보호하고 기운을 북돋아주며 해독하는 효능이 전어에 있어서 내열이 생긴 것과 식은 땀 흘릴 때 보양식으로 먹었다."라고 전어의 효능을 강조했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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