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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폭풍은 '또 하나의 영감'

미술ㆍ오페라ㆍ클래식음악 '폭풍' 주제 곳곳에
절망도 예술로 승화…MoMAㆍ메트박물관 전시

허리케인 '샌디'가 남기고 간 상처는 아리다. 일상의 리듬이 깨지고 피해와 복구가 남아 이미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더욱 더 절망으로 몰아간다. 후폭풍이 더 두렵다. 그러나 폭풍이 남기고 간 절망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의지였던 걸까. 예술가들에게 폭풍은 또 하나의 영감이었다. 예술 속에서 허리케인, 폭풍은 어떻게 나타나는 지….

◆미술=폭풍을 부르는 구름부터 비, 바람까지…. 그 찰나의 화면을 담기 위해 화가들이 남긴 작품들이 많다. 미술사 전반에 걸쳐 폭풍은 항상 작가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였다.

메트박물관에 있는 피에르 오그스트 코트(Pierre-Auguste Cot)의 '폭풍(The Storm)'은 밀려오는 폭풍을 피해 한 쌍의 남녀가 도망가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경계 가득한 둘의 눈빛과 바람에 흩날리는 옷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 작품.

이 밖에도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의 수채화 '허리케인, 바하마스(Hurricane, Bahamas)'와 뉴욕에서 활동한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에칭화 '저녁 바람(Evening Wind)' 등이 있다. 호퍼의 에칭화는 폭풍우가 밀려오기 직전, 한 여성이 침대에서 막 일어나 커튼이 날리는 창을 바라보는 순간을 그렸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는 현재 전시 중인 에드바르트 뭉크의 '폭풍(The Storm)'이 단연 돋보인다. 폭풍 속에서 모든 것이 희미해지고 뚜렷한 형태를 잃은 모습을 표현했다. 폭풍우 속에서 실눈을 뜨고 바라본 광경과 같은 모습이다. 불이 켜진 저택 앞에 그의 그림 '절규'에 나오는 인물과 비슷한 포즈를 취한 여성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프릭콜렉션에는 영국 화가 존 콘스타블의 구름 관찰 그림 'Cloud Study' 2점과 조셉 터너의 'Fishing Boats Entering Calais Harbor' 등이 있다.

뉴욕에서는 직접 만나 볼 수 없는 작품 중에서도 폭풍을 다룬 작품이 많다. 낭만주의 화가 앙리 루소가 그린 'Tiger in a Tropical Storm(1891)'도 대표적이다. 바람에 강하게 흔들리는 숲 사이로 비가 세차게 내리고 두려움에 떠는 듯한 표정의 호랑이가 숲을 가로지르고 있다. 생생한 분위기가 살아있는 작품이다. 루소의 또 다른 작품 '폭풍우 속의 배(The Boat in the Storm)'도 폭풍을 다뤘다.

클로드 모네 또한 폭풍 또는 바람을 주제로 작품을 그렸다. 영국 런던 오르세미술관에 있는 '폭풍우 치는 벨-일 연안(1886)'은 폭풍 속에서 홀로 남아 파도를 견디는 바위의 모습을 담았다. 또 '바람에 흔들리는 포플러(Poplars, 1891)'에서는 사방으로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포플러 나무 가지들을 보여준다.

종교적인 주제 속에서 폭풍을 나타낸 작품도 있다. 갈릴리 바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배 안에서 평안하게 잠을 자고 있는 예수의 모습을 그린 것. 렘브란트와 들라크루아 각각의 '폭풍 속의 예수(Christ Asleep during the Tempest)'가 있다.

메트박물관에 소장된 들라크루아의 작품은 시퍼런 바닷물이 요동치는 가운데 혼란에 빠진 제자들과 고요한 예수를 대조적으로 표현했다. 한편 렘브란트의 그림은 회색 어두움과 폭풍 가운데 한 줄기 빛이 보이고 파도에 번쩍 들린 배, 폭풍과 사투를 벌이는 제자들과 한 쪽에 가만히 있는 예수를 전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클래식=클래식 음악에서 '폭풍' 테마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곡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곡으로는 로시니의 '빌헬름텔' 오페라 서곡. 말들이 달려가는 모습을 음악에 고스란히 담은 마지막 부분이 귀에 익다. '폭풍 전야' 새벽에서 폭풍 속으로 들어가 가파르고 휘몰아치는 바람을 오케스트라로 표현했다. 폭풍 후에는 고요함과 활기참으로 이어지는 12분짜리 명곡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타나 17번 '폭풍(Tempest)'은 격동적이면서도 불안정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른 속도로 건반을 타고 연주해 경계를 넘나든다. 베토벤이 1801~02년 사이 만든 이 곡은 작곡 당시 폭풍이라는 제목이 아니었지만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후에 이 이름으로 널리 불리게 됐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목가(Pastoral)' 4악장도 폭풍을 테마로 한다. 빗방울로부터 시작해 천둥, 번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유명한 비발디의 교향곡 '사계(The Four Seasons)' 중 2악장 '여름'의 프레스토도 폭풍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바이올린이 메인이 되어 연주하는 이 곡은 첫 부분을 들으면 '아~ 이 곡!'을 외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비발디 플루트 협주곡 '바다의 폭풍(The Tempest at Sea)'과 차이콥스키의 환상곡 op.18 '템페스트' 등이 있다.

◆오페라=현재 메트오페라에서 공연하고 있는 토마스 아데의 '템페스트(Tempest)'가 있다. 이번 시즌 첫 선보인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음악 등으로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기초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영어로 공연된다. 공연은 오는 10ㆍ14ㆍ17일 열린다. 오는 10일 오후 1시에는 전국 극장에서 '라이브 HD'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www.metoperafamily.org.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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