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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달인'이 말하는 좋은 설교란…"광해 보셨습니까?" 한마디 했더니…

노진준 목사 "설득력 있는 선포로 소통하는 것"
한규삼 목사 "탄탄한 신학적 기초 위에서"
김한요 목사 "하나님의 구속적 역사를 알리는 것"
강준민 목사 "인물 아닌 하나님을 설명하라"


요즘 영화 ‘광해’가 인기다.

세리토스 장로교회 김한요 목사는 최근 ‘광해’ 때문에 말 한마디의 책임감을 절감하고 있다. 얼마 전 주일 설교에서 ‘광해’ 이야기를 잠시 꺼냈다가 대다수의 교인들이 영화를 보러 가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설교를 하고 난 다음주에 ‘광해’를 보러 간 사람 손을 들어 보라고 했더니 전 주에는 거의 없었는데 대다수가 손을 들더라”며 “설교자가 사소한 한마디를 내뱉어도 이는 교인들에게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LA지역 가든스위트 호텔에서는 아주사퍼시픽대학 신학대학원 주최로 ‘목회자 설교 세미나’가 열렸다. 100여 명의 목회자 및 신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한요 목사(세리토스장로교회), 노진준 목사(한길교회), 한규삼 목사(뉴저지초대교회),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등이 강사로 나섰다. 강사들은 ‘좋은 설교’를 어떻게 정의했을까. 그들이 말한 ‘설교’를 정리해 봤다.



◆노진준 목사(한길교회)

노진준 목사는 설교가 "설득력 있는 선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는 성경을 통한 '말씀 선포'와 '설득력 있는 해석'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노 목사는 "예를 들어 설교에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라는 말씀 선포와 이를 청중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내는 설득의 요소가 있다"며 "설교의 궁극적 목적은 선포를 넘어 성령을 통한 회심과 성화 즉 '변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교는 설교자와 청중의 '소통'이다. 이를 위해 설교자는 청중의 영적인 상태를 바르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노 목사는 "단순히 청중이 겪는 삶의 문제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죄성을 가진 인간이 갖는 실존적 부분의 고민과 질문을 인식하고 이런 점을 설교를 통해 공감대 형성을 해야 한다"며 "설교는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그들이 갖는 물음에 세상의 현상과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답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설교자가 반드시 인식하고 있어야 할 점으로 '말씀에 대한 정직한 자세'를 꼽았다. 설교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마음속에 담아놓고 자기의 생각을 성경으로 합리화시키는 것은 말씀에 대한 정직한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나님은 권위를 전달자가 아닌 말씀에 주셨다는 것 ▶말씀을 바르고 진지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대할 것 등의 부분도 강조했다.

◆한규삼 목사(뉴저지 초대교회)

한규삼 목사는 자신이 섬기는 뉴저지 초대교회에서 직접 '에베소서 강해'를 설교하고 있다. 먼저 한 목사는 강해 설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신학적 기초'를 확실히 세울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베소서의 저자인 사도 바울의 예를 들었다.

한 목사는 "에베소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바울은 먼저 1장~3장까지 신학적인 부분들을 아주 탄탄하고 확실하게 설명한다"며 "4장부터는 말씀을 실제 교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전하는데 이는 3장까지 신학적 부분이 확실히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베소서 4장3절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이란 부분을 언급했다.

한 목사는 "교회에서 '하나 됨'을 단어 그대로 강조만 하는데 이는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통해 진정한 연합의 의미가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며 "4장에서 바울은 이러한 기초 위에 당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하나 됨의 문제를 신학적 실천적 방법으로 이해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 목사는 목회의 생명을 '성경공부'에 두고 있다고 했다. 한 목사는 "나는 목회를 예배와 교육 복음전파(전도와 선교)로 나누는데 공통으로 중요한 도구가 성경이다"라며 "성경의 단어를 원문으로 찾아 묵상하면서 메시지에 담긴 핵심 '뼈대'를 찾는 것은 설교자가 당연히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한요 목사(세리토스장로교회)

김한요 목사는 "설교는 목회의 백미"라는 첫마디로 세미나를 시작했다.

김한요 목사는 "예전에 신학교를 다닐 때 헬라어 공부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한 선배가 '신학공부는 목회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설교 한편 하려고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며 "그 한마디가 나의 가슴에 그대로 새겨졌는데 그만큼 설교는 너무나 중요한 사명이며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설교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부분으로 '신학'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중심을 잡아주는 신학이 흔들리면 설교를 할 때마다 여기저기 다른 소리를 하게 된다"며 "하나님의 말씀은 죄인인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계획을 인간의 역사 속에 펼쳐 가시는 걸 보여주는데 모든 설교에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목사는 '설교 역동적 복음의 선포'를 주제로 선정했다. 설교의 역동성을 위해 ▶단순히 문자적 해석과 감동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아닌 성경의 구조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구속역사의 흐름을 깨달을 것 ▶예레미야 20장9절에서 언급된 예레미야 선지자의 열정을 가질 것 등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보통 목요일까지 설교 준비를 마치고 토요일까지 기도와 독서 리서치 등을 통해 묵상하며 '불을 떼는 시간'을 갖는다"며 "설교자는 사람이 듣기 좋은 이야기가 아닌 성경이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반드시 선포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준민 목사(새생명 비전교회)

강준민 목사는 '인물별 강해 설교의 준비와 전달'을 설명했다. 세미나의 핵심은 인물 설교를 통한 성도들의 '치유'였다.

강 목사는 인물별 설교는 ▶하나님이 성도의 삶을 어떤 방법으로 치유하는지 배울 수 있을 것 ▶치유 설교를 통해 인물 강해의 요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내적 치유를 위한 인물강해의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등의 이점을 알렸다.

강 목사는 "인물 설교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인물' 자체가 드러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 역사 하시고 인물을 만들어가신 하나님이 설명돼야 한다"며 "설교에서 선택한 인물의 본문을 바탕으로 성도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목사는 "목회의 타락은 강단의 타락에서 시작된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해 설교를 할 때 성도들을 '옳은 이야기'가 아닌 '좋은 소식' 즉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설교자가 지켜야 할 몫 이라고 설명했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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