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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볕으로 우려낸 채소차 한 잔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한 때다. 여름 내내 지쳤던 몸이 밤엔 냉기로 오그라든다. 건강을 특별히 챙겨야할 때이기도 하다. 쌀쌀한 아침 출근 길에 따끈한 차 한 잔과 함께 차에 오르면 마음도 따뜻해진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 차도 좋지만 집에서 직접 볶아 만든 차라면 마음으로 즐기는 '건강 티타임'이 될 수 있다.

차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재료들 말고도 밥반찬의 재료로 차를 만들 수 있다. 연근 무 우엉 등 뿌리 채소를 쉽게 활용해서 차를 만들면 맛도 건강도 모두 챙길 수 있다.

가을은 일교차가 심해서 오히려 차를 말리기에는 매우 좋은 날씨다. 하늘도 청명하고 바람도 선선해서 2~3일 정도만 햇볕을 쪼여도 바싹 마른다. 날이 아주 차가워지기 전까지 온갖 채소들을 말릴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연근은 하얀 연꽃을 피우는 백연근이 일반 연근보다 가늘고 독성이 없어 맛과 향이 좋아 차로 적당하다. 연근은 3mm 두께로 얇게 저민 뒤 변색을 막기 위해 소금과 식초를 약간 넣은 찬물에 한 번 헹군다. 소금과 식초는 나중에 차를 우렸을 때 간이 더해져 차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채반에 널어 말린다. 연근이 바싹 말랐으면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말린 연근을 넣고 색이 날 때까지 볶는다.

원래 차를 볶을 때는 '덖는다'라고 표현한다. 볶을 때 부서지지 않게 부드럽게 뒤적인다. 노릇노릇 갈색이 돌면 채반에 널어 식힌 뒤 밀폐용기에 보관했다가 차로 우려내 마시면 된다. 연근차를 컵에서 우려낼 때는 뜨거운 물에 볶은 연근을 3~4 조각 넣고 3분 정도 기다린다. 두세 번 정도 우려 마셔도 된다. 차로 우려내고 남은 연근은 버리지 말고 쌀 위에 얹어서 밥을 하면 연근의 향이 밥에 배어 영양밥 효과를 낼 수 있고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어 좋다.

무차도 연근차와 비슷한 방법으로 만든다. 껍질을 얇게 벗긴 무를 사방 2cm 크기로 나박썰기를 한다. 그리고 채반에 널어 말린 뒤 갈색이 날 때까지 볶으면 구수한 냄새가 난다. 무는 향이 강해 차 한 잔 우릴 때 2조각만 넣으면 된다. 국화차 메밀차 등과 함께 우려내도 맛이 어울린다. 무에는 소화효소가 들어있어 배에 가스가 잘 차는 사람에게 특히 좋은 차다. 이 밖에도 도라지나 우엉도 같은 방법을 활용하여 차를 만들 수 있다.

과일과 곡물도 차 재료가 된다. 곡물차는 아침 빈 속에 마시면 특히 좋다. 속을 편안하게 해주어 아침식사를 걸렀을 때에도 유용하다. 복숭아 매실 오디 등 과일도 차의 재료로 쓰이는데 설탕에 재워 발효시킨 뒤 효소차로 즐기는 게 더욱 좋다. 설탕과 과일을 동량으로 섞어 실온에 두면 기포가 생기면서 발효가 된다. 그 때 내용물을 건져내고 효소액만 따라 냉장고에서 저온 숙성 시킨다. 대략 매실은 석 달 복숭아 복분자 등은 한 달 뒤 차로 사용할 수 있다. 효소차는 효소가 열에 파괴되지 않도록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다.

차와 어울리는 다과 만들기

◆말린 과일 버무리
계절 과일을 다양하게 말려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이다. 말린 과일과 쌀가루의 양을 1대1로 맞춘다. 요리 전 말린 과일은 소금 간을 약간 한 생수에 담가 1시간 정도 불린 뒤 사용한다. 불린 과일을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뺀 뒤 쌀가루와 버무려 찜통에서 15분 정도 찌면 된다. 꺼내기 전 짐통에서 5분 정도 뜸을 들이고 젖은 면 보자기를 덮어 식힌 뒤 한 입 크기로 떼어 그릇에 담아 낸다. 이 때 말린 과일 대신 비빔밥 재료를 넣어 버무리를 만들어도 차와 잘 어울린다. 당근, 호박, 소고기, 버섯 등을 비빔밥 할 때처럼 볶아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만든 '채소 버무리'는 식사 대용으로 먹기 좋다.

◆달고나 대추

국자에 설탕을 녹인 뒤 소다를 넣어 부풀려 먹던 '달고나'를 응용한 다과다. 냄비나 국자를 불에 달군 뒤 설탕 반 컵을 넣고 낮은 불에서 나무 젓가락으로 서서히 저어가며 녹인다. 설탕 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녹았으면 젓가락 끝에 식용 소다를 살짝 묻혀 녹인 설탕물을 넣고 재빠르게 휘저어 섞으면서 불에서 내린다. 부풀어오른 달고나를 양푼에 탁 치면서 쏟아부은 후 5cm 길이의 꼬치에 꽂아둔 생대추를 돌려가며 달고나를 덮어씌운다. 설탕 반 컵 분량이면 대략 대추 다섯 알 정도를 코팅할 수 있다.

◆긴 매작과

전통음식 매작과를 마치 감자 튀김처럼 만든다. 긴 매작과에 탄산수를 섞은 오미자차와 곁들이면 훌륭한 간식이 된다. 밀가루 2컵에 소금 약간, 생강즙 3큰술을 넣고 반죽한 뒤 얇게 밀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노릇하게 튀긴다. 반죽이 얇을수록 바삭하고 고소하게 만들어진다. 긴 매작과는 밀가루 반죽을 폭 1.2cm, 길이 17~18 cm 정도로 잘라 튀긴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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