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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낡은 수법

장호준 목사

매년 아침 저녁 온도 차이가 심해지는 가을 환절기가 되면 감기로 결석하는 아이들이 늘어납니다. 대부분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데 특히 아침에 버스를 타면 새벽부터 틀어놓은 히터의 건조한 바람과 아이들이 묻혀 들어오는 먼지로 인해 기침을 더욱 심하게 만듭니다. 항상 아이들에게 마실 물을 가지고 다니라고 일러주지만 아이들인지라 잘 잊어버립니다.

며칠 전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매디슨이 스쿨 버스에 타자마자 마른 기침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바로 내 뒤에 앉아서 말입니다. 내가 매디슨에게 말했습니다.

"매디슨 건조해서 기침이 나오는 거야. 물 좀 마셔봐. 물 있지?"

"아니 없어. 잊어 버리고 안 가지고 왔어"

"이런 그럼 이거라도 입에 넣고 빨아 먹어 봐. 기침이 좀 나아질 거야"

내가 매디슨에게 말을 하며 롤리팝을 하나 건네주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아가 손바닥을 펴서 내게 내보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챙 나는?"

"야 매디슨은 기침을 하잖아. 그래서 롤리팝을 준거야. 너도 기침하냐?"

그러자 지아가 씩 웃더니 자기 손을 입에 대고는 쿨럭거리며 기침을 하는 척하는 것입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지아에게 롤리팝을 하나 주었습니다. 그러자 버스에 탄 아이들이 내가 지아에게 롤리팝을 주는 것을 보고서는 일제히 나를 쳐다보면서 쿨럭쿨럭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롤리팝을 먹고 싶은 마음에 나오지도 않는 억지 기침을 쿨럭거려가며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이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여 한참을 혼자 웃었습니다.

금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또 다시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롤리팝을 먹겠다고 거짓으로 억지 기침을 하는 것은 장난스러운 애교로 봐 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거짓으로 억지 색깔론을 펼치는 것은 정치철학의 무지함에서 나오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선거철에서 색깔론이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슬쩍 색깔이 바뀌더니 이제는 자기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동지들을 죽음으로 내 몰았었던 박정희 정권과 유신에 사로잡힌 추종세력들이 오히려 색깔론의 수혜자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색깔론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 박정희 자신이 1963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보선이 제기한 자신의 전력에 대해 "빨갱이다 법을 위배했다고 국민한테 매일 떠들고 선전하겠다는 그런 주장인데 우리 국민은 그런 낡은 수법에 넘어가지 않습니다"라고 외쳤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맞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낡은 수법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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