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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달은 나를 부른다,그리고

최경희/미주시조협회 회원

깊은 밤 창가에 선다

얼핏 감지되는 무언가 생경한 빛

창 너머 다운타운 빌딩숲 보석불빛은 분명 아니었다

발랑 나자빠져 팔다리 허위 허위 비명 내지르며

빌딩숲 협곡에 막 추락한 상현달 패인 얼굴이 버얼겋다

역시 너였구나

달은 언제나 나를 불러낸다

그 기척이 느낌으로 오는 거다

이내 눈에 띈다

그는 내 도반

달은 골계꾼 나를 잘 어른다

지난 세월 종언의 언약 금지환 유언으로 뜬 새벽하늘 그믐달이다가

놀랍게 원주형 빌딩 둥근 옥상에 위풍당당 내려앉은 만월여왕으로

빌딩 옆구리 삐죽이 삐져나와 점점 부풀려 동그란 풍선껌으로

숨바꼭질하다 빌딩 모서리에 걸려 헤헤거리기도

날밤 세워 지쳐 반쪽이 된 얼굴 그래도 갸웃이 내려다 보고

근데 오늘밤은 기지가 지나쳤어

묘기도 좋지만 추락사 직전이었잖아

그 모습 안쓰러워 차마 그냥 돌아설 순 없어 지켜본다

열쩍어 무안해서인지 미동도 안하다 마음 다잡았는지

굼뜨게 아주 굼뜨게 기는 둥 마는 둥 굼벵이 몸짓으로

어찌어찌 용케 빌딩 한 모서리 부여잡고

외쪽배기 얼굴 빼꼼히 밀어올려 휴- 사위를 두리번댄다

숨어있는 분신도 뒤에서 한몫 거들었겠지

빌딩숲 위 널널이 열린 검은 밤하늘 향해

처음보다는 차분한 얼굴빛으로

촉수 내밀어 어눌하게 눈금재는 집없는 달팽이 걸음으로

해찰 해가며 싸목싸목 기는듯 조으는듯 하늘벽 기어올라가는

그러한 행보로 저 달은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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