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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촌스러운 교회의 미학

어느새 교회도 '건강 진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지난 10일 미주복음방송에서 열린 '제1회 NCD 미주지역 세미나'는 교회에 대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취재였다. 교회의 질적 성장 컨설팅 사역을 담당하는 'NCD(Natural Church Development.자연적교회성장)'의 강의는 요즘 시대의 성장을 꿈꾸는 교회의 안타까운 두가지 단상을 떠올리게 했다.

우선 교회가 각종 숫자와 그래프 등을 통해 그 영적인 성질들이 '수치화(數値化)' 될 수 있는 조직이 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수치는 교회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고 구조적 변화와 전략 대안 등을 통해 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NCD는 목회자와 평신도용 설문을 나눠 100여개 이상의 설문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전문 코칭 사역자를 통해 철저하게 분석되어져 현재 교회 상태에 대한 결과를 도출한다. 마치 교회도 기업체 등과 같이 '컨설팅'이라는 틀 안에서 해부되고 문제점과 대안을 찾으면 이를 통해 건강한 집단이 될 수 있다는 셈이다. 각종 데이터와 전략 수립이 난무한 시대의 흐름을 교회가 덩달아 쫓는 느낌이었다.

또 한가지. 교회가 지녀야 할 당연한 요소들이 이제는 세미나 또는 강의로 들어야 할 '특별한 요소'가 됐다는 점이다. NCD는 교회를 성장시키는 요인을 조사해 건강한 교회의 8가지 질적 특성을 정리 했다. 영감있는 예배 사랑의 관계 열정적 영성 전인적 소그룹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급변하는 시대에 얼마나 교회가 본질적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으면 이런 보편적인 부분들이 특별하게 강조되는 것일까.



게다가 NCD 세미나에서는 교회의 질적 성장이 강조되는 가운데 몇가지 꽤나 기발한 사례들도 공개됐다. 한국 NCD 대표 김한수 목사는 "제목 없이 설교를 하고 나서 목회자가 즉석에서 교인들로부터 스마트폰으로 설교 제목을 받아 추첨을 하고 상품을 주는 교회도 있다"며 "예배중 광고시간은 교인들에게 교회 사역에 대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공을 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의구심이 들었다. 교회의 질적 성장을 위해 조사비용(400달러)까지 들여가며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회를 분석하고 독특한 아이디어 연구를 통해 성장에 필요한 보조적 요소까지 개발해 내면 이 시대의 교회는 궁극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

성경에는 요즘처럼 과학적 데이터나 컨설팅 같은 도움 없이도 분명 건강한 교회가 존재했다. 참 아이러니하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급속도로 진화하는 세상속의 교회와 빗대어 보면 당시 초대 교회는 오히려 세련되지 못했다. 촌스러워도 건강하다는 교회를 취재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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