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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섬김 있는 성공이어야 진정 아름답다 그레이스채러티파운데이션 대표 김진수 장로

'회사십일조’로 이웃 섬겨…프린스턴신학교 이사로 크게 활약
캐나다 원주민 자립 돕는 ‘긱스사’ 설립…비즈니스 선교 활발

김진수(뉴저지 세빛교회•사진) 장로는 2년 전 교회 단기선교팀과 함께 캐나다 원주민 선교를 위해 그들이 살고 있는 기탄야우(Gitanyow) 동네를 찾았다.

밴쿠버에서 승용차로 16시간 거리에 있는 이 곳에 사는 원주민 대부분은 그리 할 일이 없고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과 자녀양육비 등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일거리가 없는 이들은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알코올 중독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가정이 파탄 났다. 삶이 고단하고 팍팍해지자 자살도 이어졌다. 원주민들은 당연히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김 장로는 이들을 통해 가족의 뼈 아픈 아픔을 다시 보게 됐다. 알코올 중독으로 40대에 돌아가신 큰형님이 이들 모습에서 보였고, 군대에서 자살한 둘째형님까지도 떠올랐다. 그리고 초등학교도 졸업 못한 누님의 얼굴이 떠오르자 가슴이 먹먹했다.



순간 김 장로는 "하나님께서 이 곳으로 나를 인도하셨구나"는 확신을 하게 됐다. 미국에서 기업을 일궈 크게 성공한 것은 바로 이들을 제대로 섬기라는 소명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버섯을 재배하는 회사 '긱스머시룸(Gitx Mushroom, Inc.)'이 세워졌다. 이들에게 경제적인 자립을 위한 일터를 제공하고, 이들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김 장로가 평소 주창하는 '나눔이 있는 성공이어야 아름답다'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바로 비즈니스 선교의 시작점이 됐다.

◆비즈니스 선교에 도전=기탄야우에는 500명 정도의 원주민이 살고 있다. 이들이 일을 하고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긱스사는 송이버섯과 고사리 재배를 시작했다. 설립자본금 20만 달러가 투입됐다.

올해 첫 수확이 이뤄졌다. 버섯보다는 고사리가 시장의 반응이 좋다. 질이 좋다는 평을 얻자 판로가 생겨났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까지 수출을 하고 있다. 점차 사업이 확장되면 3년 내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7년 내 회사를 현지인에게 완전히 넘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동안 수익이 발생하면 절반은 원주민을 위해, 10%는 선교를 위해, 또 다른 10%는 교육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 장로는 한 달에 한 번씩 1주일 간 현지에 머물며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정성을 쏟고 섬김의 본을 보이는 김 장로의 진정성이 원주민들에게 그대로 전달돼 자연스럽게 신뢰가 싸여 가고 있다.

김 장로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원주민 자녀를 올 봄에 미국으로 초청했다. 학생 7명과 학부모 2명은 뉴저지에 있는 김 장로 집에서 머물면서 교육현장을 찾고 맨해튼 등 관광도 했다. 이들에겐 미국으로의 비전트립이었다. 이들 가슴엔 꿈이 생기고 공부를 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김 장로는 "앞으로 이들 중 우수한 인재를 뽑아 미국에서 공부하도록 장학금 등으로 도울 계획"이라며 "제대로 된 지도자가 생겨난다면 현지를 제대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이러한 그의 비즈니스 선교는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교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탄야우에는 교회가 세워져 있다.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싶어하는 현지인들이 많지만 목회자가 없어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우선 이 곳에 청소년 사역을 위한 선교사 파송이 다음 목표다.

기탄야우 원주민들이 독립하면 북미에 있는 또 다른 원주민을 찾아 나서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이를 위해 김동호(높은뜻연합선교회) 목사의 조언에 따라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연합선교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김 장로는 ‘성공아시안 기업인 50인상’‘언스트앤영(Ernst & Young) 기업인상’'올해의 기업인상' 등 뛰어난 리더십과 크게 성공한 사업가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그가 지난 92년 설립한 이미지 솔루션스(Images Solutions, Inc.)는 제약사가 미 식품의약국(FDA) 신약 신청 때 종이 대신 PDF 파일로 대체해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97년 제약사 노바티스의 서류를 최초로 전산화해 접수하면서 회사는 말 그대로 급성장했다.

이미지 솔루션스 사장으로 있으면서 '회사십일조'를 시행했다. 직원 500명이나 되는 대규모 회사의 수익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지만 나눔에 앞장서 왔다. 그의 개인 십일조는 당연했다.

그의 성공은 나눔을 위해서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수익은 개인의 배를 불리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어야 합니다." 2010년 이미지 솔루션스를 '거액'으로 팔 때 그의 나눔 실천은 확실했다. 직원 중 7명은 백만장자가 됐으며, 50명은 큰 액수의 지분을 받았다.

그가 말하는 나눔의 이웃은 누구인가. "누가 이웃이 아닐 수 있는가" 반문하며 "내가 필요로 하는 자의 이웃이 되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김 장로는 그가 대표로 있는 '그레이스채러티파운데이션'을 통해 연간 20만 달러 정도를 이웃을 위해 나누고 있다. 하지만 아들•딸 자녀에겐 나눔이 엄격하다. "자식에겐 법적으로 상속세 면제되는 선까지만 줄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성공과 나눔에 있어 아내의 공을 잊지 않았다. 논리적이고 냉정한 자기보다 훨씬 '퍼 주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은실 집사의 따뜻한 배려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아내는 유능한 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알재단' 이사로 활동하면서 이들을 돕고 있다.

김 장로는 코스타•교회 등은 물론 기업이나 대학 등으로 초청돼 강연을 펼치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뉴저지 기독실업인회(CBMC) 초청으로 리지우드장로교회에서 강연한다.

김 장로는 이날 그만의 '성공비결'을 전한다. 그가 말하는 비결은 하는 일을 매우 좋아해야 하고, 확고한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신용을 쌓아야 하며,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200년 닫혔던 문 열어=2009년에는 명문신학교인 프린스턴신학교 이사로 뽑혔다. 그는 이사라는 명함만을 가지고 있는 명예직이 아닌 '큰일'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학교가 200년 동안 지켜왔던 '목회학석사(M. Div) 유학생 불허' 규정을 허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이들에게도 목회학석사 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한 것. 한인교계는 물론 한인사회도 당연히 크게 반겼다. 지난 9월부터 허락이 됐지만 당장 한인 유학생이 입학하지 않았다.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입학이 있을 것으로 김 장로는 내다봤다.

이 학교 35명 이사 중 미주한인은 김 장로가 유일하다. 김 장로는 오는 12월 퇴임하는 이 학교 총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이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성공을 이루었을까. 비결이 참 궁금했다. 그가 쓴 책 제목이 답이다. "인생은 불확실하나 하나님은 확실합니다." 좋을 때나 고난의 때도 언제나 하나님의 보살핌이 확실하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는 그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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