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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한인축제 빛낸 전통무용

이병임/무용평론가·우리춤 보전회 회장

지난 7일 서울국제공원에서의 폐막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제 39회 'LA 한인축제'는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축제라는 인상을 남겼다. 이번 축제의 개막과 폐막공연에는 특별히 본국에서 초청된 수준급 예술단들이 참여해 화려한 전통 공연물들을 선보였다.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 한류'라는 캐치프레이즈대로 한인축제가 한결 젊고 생동감 있게 기획됐고 더 이상 한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다민족 문화축제를 지향하려는 축제재단측의 의지도 강하게 엿보였다.

3일 윌셔이벨극장에서의 개막식은 경북도립국악단과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가 무대를 장식했다. 풍류와 해학이 가득한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에는 인간문화재인 김춘택 이상호 등이 참여 불교의 타락상을 풍자한 첫째마당 무동마당과 양반의 허세를 익살로 표현한 셋째마당 양반선비마당을 선보였다. 태평무와 부채춤 등 민속무용을 곁들인 경북도립국악단의 공연은 개막공연답게 흥과 신명으로 꾸며졌다. 전통 풍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피날레 판굿마당은 관객과 한데 어울어지는 레퍼토리로 적합했다.

폐막식 공연인 경기도립예술단의 전통무무 '달하'는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태권도와 선무도 태껸에 이르는 전통무예에 우리 전통 춤사위를 조화시킨 대작으로 천지창조와 고구려의 고분벽화 신화에 등장하는 민족설화들을 엮어 용솟음치는 민족의 기개를 무용언어로 표현한 초대형 작품이다. 태초 이전으로 돌아가 신의 등장 인간의 탄생 남녀의 사랑 선과 악의 대결이 무예의 격렬함과 무용의 서정성으로 묘사됐다.

'달하'는 한국춤이 지닌 서정성과 역동성이 한류시대를 맞아 세계의 어느 흐름 풍조와 만나도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차원의 창작 공연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국춤이 지닌 다양성 세계성을 확인시켜준 무대이기도 하다. 무용과 무예 전통과 현대가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뤄내며 한국춤이 세계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이 되기에 소재와 내용 면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제 한류의 양상은 오늘날 국가의 정책으로 변모발전 K팝의 활발한 흐름을 업고 결국 우리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귀결되고 있다. K팝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인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우리의 본격 고가상품들이 준비돼야 한다.

우리의 전통문화 예술에 근거하면서도 세계성을 지닌 격조와 작품성에서 손색없는 예술작품들을 세계무대에 내어 놓을 때이다. 이제는 전통문화 분야에서도 삼성의 갤럭시와 싸이의 말춤에 버금가는 문화상품이 개발돼야 한다. 진정한 우리민족의 자랑과 자신감은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경기도립예술단 조흥동 예술감독은 스스로 최고의 남성무용가로 경력을 쌓았고 이미 국립무용단 예술단 예술감독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을 지낸 인물이다. '달하'에서 보여주었듯 세계를 무대로 한 작품을 내놓을 만한 역량을 지닌 본국의 몇 안되는 무용가 중 한명이다. 그가 가져온 '달하'를 통해 우리는 세계를 향한 우리 예술상품의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번 축제의 전통예술 공연은 그런 의미에서 두루 성과와 가능성을 남겼고 또한 의미있는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 주었다. 40회를 맞이하는 내년의 축제를 벌써부터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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