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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백두산을 다녀와서

소근 소근 떠드는 아이들의 즐거운 수다 소리와 함께 우리는 푸른 바다에 위치한 인천항에 도착하여 무사히 수속을 마친 뒤 매애 오랐다. 커다란 배 스피커를 통하여 흘러나오는 안내원의 중국말은 우리가 중국을 향해 떠나고 있음을 알려줬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밖의 풍경은 떠나온 우리나라와는 전혀 달랐다.

입국 수속을 하는 중국 공안들의 업무적이고 딱딱한 어투와 우리가 도착한 단동은 매우 어두웠다. 단동을 떠나 백두산이 위치한 도시까지는 머나먼 거리였다. 첫날은 차안에서 힘들게 앉아 졸면서 여행을 간 기억이 제일 많이 난다. 우리가 힘들다고 투덜되니 우리의 여행 가이드를 맡았던 남자 가이드께서 “여러분 힘드십니까?”하고 물어본다. “네, 힘들어요.”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니 “여러분이 지금 편안하게 달렸던 이 길을 예전 우리 조상들은 걸어서 말을 타고 달렸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힘이 드십니까?” 특유의 억양의 말로 물어보는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그랬겠구나! 우리 조상들은 이길을 아주 힘들게 걸어가셨을텐데 지금 차를 타고 가면서 투덜댔구나! 하는 미안함에 잠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뒤 다시 차를 타고 우리의 정기가 서려있는 백두산. 우리의 산이지만 이렇게 어려운 길을 물어 물어 이곳까지 와야 하고 이제는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것이 마음 아팠다. 천개가 넘는 계단을 걸어 올라 하늘과 가장 가까운 천지를 내려다 보면서 자연 앞에 인간은 아주 작은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백번을 올라도 운이 닿지 않으면 볼 수 없다는 천지는 이렇게 어렵게 여행을 떠나온 우리 친구들에게 환한 미소를 띄며 그 장엄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나 오래 보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는지 바로 억수같은 장댓비가 내리며 머무르려고 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하여 하산을 하도록 하였다.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을 건너며 아주 가까이서 북녘땅을 볼 수 있었는데 북한 동포를 보면서 같은 민족이면서 삶의 수준이 너무나 낙후되고 어려운 환경에 매우 가슴이 아팠다.

 모든 여정을 마치고 다시 우리는 엄격한 중국 공안들의 출국 수속 후 다시 그리운 한국으로 갈 배에 몸을 실었다. 그리운 가족들이 보고 싶어 오는 길은 마음이 급해지기는 하였지만 이 여행을 되돌아 보면서 다시 한 번 감회에 젖을 수 있었다. 그 넓은 대륙을 호령하였을 우리 조상들의 기상과 우리 얼과 한민족의 염원이 살아 숨쉬는 백두산, 중국인들의 근면성. 너무나 가슴아픈 우리의 동포 북한 주민들. 맛있었던 북한 음식들 이제는 추억이 되었지만 이 여행이 없었으면 공유하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이다.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이 이번 여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건강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이 아이들 가슴에 여행으로 얻은 추억이 남아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소중한 시간들이 아이들에게도 소중하겠지만 나에게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 여행을 위하여 도와주신 모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박영란·천사들의 집 생활 재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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