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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기업(24) 키라쿠야•도돔파] 불경기 뚫고 32스트릿에 터 닦은 한인 사케바

조 사장이 일궈낸 '기분 좋고 즐겁게 먹는 곳'
올호 맨해튼 다운타운서 일본식 바 '도톰파'도 운영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끝이 어디쯤인지 알 수 없던 때인 2010년 봄. 맨해튼 한인타운 32스트릿 2층에 새로운 업소가 문을 열었다. 키라쿠야(KIRAKUYA). 이름부터 낯설다.
불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32스트릿이라지만 새로운 식당·사케바가 겁도 없이 2층에 들어서다니. 사람들은 가능성을 반신반의 했다. 2년이 훌쩍 지난 2012년의 여름. 여전히 경기는 크게 회복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키라쿠야는 '분위기 좋은 집' '가볼 만한 집' '소개하고 싶은 집'으로 자리잡았다.
메이 조 사장은 "성공이라는 단어를 수식어로 사용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항상 변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고객들이 알아봐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변화는 성공의 비결=키라쿠야는 '기분 좋고 즐겁게 먹는 장소'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다. 한인타운에 말 그대로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2010년 4월 문을 열었다. 컨셉트로 내건 것은 '레스토랑&사케바'다. 코리아타운이다보니 일본 술인 사케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 없어 경쟁력 있어 보였다.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조 사장이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사케 소물리에를 직원으로 채용했고, 150여 가지의 사케를 준비했다.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미고, 그릇부터 종업원 유니폼까지 일본에서 공수해왔다. 2층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본래 일본에서도 사케바는 2층이나 지하에 많이 있어 자신 있었다.
키라쿠야의 경쟁력은 변화다. 점심시간에는 실내 분위기를 밝게 꾸미고, 직장인들이 가볍게, 맛있게,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런치 스페셜을 선보인다. 저녁시간에는 은은한 조명 아래 연인들이나 직장 동료들이 즐겁고 기분 좋게 술잔을 부딪힐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메뉴도 철마다 다르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맞춰 10여 개의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프라이빗 파티나 단체 손님 예약이 들어오면 모임의 성격이나 고객들의 나이, 취향 등에 맞는 메뉴를 구성해 준다.
상대적으로 고객이 적은 월요일 저녁엔 사케 세미나를 개최하고 사케 시음회를 통해 식당을 소개한다. 최근엔 한 웨딩잡지에서 키라쿠야를 소개, 타민족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조 사장은 "한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요식업을 처음 배웠는데 그 때 느낀 것이 메뉴 변화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했다.
◆종업원에서 사장으로=메뉴 개발, 종업원 관리, 식당 경영…. 모두 경험으로 배웠다. 2001년 미국에 온 조 사장은 한식당 종업원을 시작으로 매니저를 거쳐 2007년 이스트 빌리지에 메이스 플레이스 스시를 오픈했다. 처음 일을 배울 때 '내 가게' 만들고 싶어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뜻 맞는 동업자와 첫 번째 식당을 열었고, 불경기라고 했지만 초밥집은 잘 됐다. 젊은 사람들이 많은 주변 이스트 빌리지의 특성을 고려해 '싸고 맛있는 집'을 컨셉트로 잡았다.
2009년 바로 옆에 두 번째 식당 '메이 짱 라면'에 이어 2010년 키라쿠야, 올해 초엔 다운타운에 일본식 바 '도돔파(북소리를 뜻하는 일본 의성어)'의 간판을 내걸었다.
종업원부터 시작한 이력은 가게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까. 조 사장은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종업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너무 잘 아니까 종업원들이 원하는 것을 잘 맞춰줄 수 있는 것은 좋은 점. 하지만 너무 많이 아는 게 탈일 때도 있다.
조 사장은 "가끔은 사장이 눈을 좀 감아줘야 하는 것들, 모르고 지나가도 좋을 것들이 있는데 너무 잘 보이는 게 단점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따끔한 조언들=조 사장 본인이 종업원을 해봐서 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업소 오픈이 꿈이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조 사장은 ▶식당 위치에 맞는 컨셉트 ▶든든한 자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거 된다' 싶어도 식당의 위치나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조 사장은 가게 오픈 전에 한 달은 거의 그 동네에서 지낸다. 주 소비층, 인근 거주자들의 특색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1년은 족히 버틸 수 있는 자본력도 중요하다. 처음 오픈한 집은 쉽게 이익이 나기 힘든데 자금이 부족하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직원들에게도 짜증을 많이 낼 수 있다. 영업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때론 빠른 포기가 돈을 벌게 해줄 수 있다. 처음 스시집을 열 때 고급 컨셉트로 갔지만 동네 성격에 맞지 않았다. 3개월만에 접고 싸고 맛있는 집으로 바꿨다. 올해 초 오픈한 도돔파도 미국식 바였다. 주변 경쟁이 심해서 단호하게 접고, 잘할 수 있는 일본식으로 바로 바꿨다.
조 사장은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나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 답답한 마음에 또는 자만심에 섣부르게 일을 먼저 벌리지 말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동희 기자
dhkim@koreadaily.com
◆키라쿠야=▶2007년 이스트빌리지에 '메이스 플레이스 스시' 오픈 ▶2009년 유기농 라면전문점 '메이 짱 라면' 오픈 ▶2010년 레스토랑&사케바 '키라쿠야'(www.sakebarkirakuya.com) 오픈 ▶2011년 스시·라면 업소 매매 ▶2012년 다운타운에 일본식 바 '도돔파'(www.izakayadodompa.com) 오픈 ▶직원 수: 30여 명 ▶연락처: 212-695-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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