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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로 음악의 정체성 더욱 깊어졌다…한인 드러머 이상민씨 재즈명가 '블루노트' 무대

이적과 함께 ‘긱스’로 활동…10월 1일 ‘추석 앳~’

밴드 공연에서 드럼의 위치는 대부분 뒤쪽이다. 전체적인 박자와 리듬을 잡아주는 중요하고도 묵직한 악기지만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공연을 본 뒤 “드럼 연주 멋있었어”라고 말하기 보다는 멜로디 라인을 맡는 보컬이, 혹은 키보드나 기타가 멋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오히려 드럼은 항상 묵묵히 그 자리에서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했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드럼이 주인공이다. ‘재즈 명가’로 불리는 블루노트 재즈클럽 무대 전면에 한인 드럼 연주자 이상민(33)씨가 나선다.

이씨는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록그룹 시나위 오프닝 밴드로 데뷔했다. 이후 1999년 올스타급 아티스트들로 꾸며진 프로젝트 밴드 ‘긱스(Gigs)’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긱스 멤버로는 보컬에 이적, 키보드에 정원영, 기타에 한상원 등이었다.

이후로도 세션에 참가한 이력을 살펴보면 “대단하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비 월드 투어, 이소라 전국투어 등에 함께 했으며, 김종국·이승철·박상민·박효신·BMK·이기찬·이은미·김동률·박정현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드럼 사운드’를 도맡았다.



2002년 버클리음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뒤 졸업 후 뉴욕대 대학원을 마치고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에는 자라섬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실력을 더욱 인정받았고, 현재 야마하에서 공식적으로 드럼을 협찬해 주는 연주자이기도 하다.

2010년 발표한 자작곡 앨범 ‘에볼루션(Evolution)’은 드러머 타이틀 단독 앨범이라는 의미에서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된다. 오는 10월 1일 ‘드럼이 이끌고 지휘하는’ 블루노트 공연으로 또 한번 한국 드럼 역사를 장식하게 될 이씨를 만나봤다.

-어떻게 드럼을 시작하게 됐나.

“교회에서 시작했어요. 악기 이것 저것 조금씩 하다가 친형 통해서 드럼을 쳐 보게 됐죠. 너무 재미있었고 적성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곤 레슨도 받고 재즈아카데미를 가게 됐죠. 그 때가 그런 아카데미가 처음 생겼을 땐데, 거기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긱스 멤버들도 거기서 만나기 시작했고요.”

-긱스로 인기를 많이 얻었는데 돌연 미국행을 결심한 계기는.

“그 때(90년대 초·중반) 한국에서는 주류 음악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돼 있었어요. 그나마 음악 하는 몇 안 되는 친구들에게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보고 돌려보고 하다 보니까 필름이 늘어나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오신 분들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지만 저한테는 굉장히 막연했어요. 음악이라는 게 내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주관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표현하고 싶은데, 말로만 들어서는 그게 잘 안 되는 거에요. 윤곽을 만들고 싶었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쉽지 않았어요. 긱스하면서부터는 곡도 쓰기 시작했어요. 곡 쓰면서 프로듀싱 경험도 하다 보니 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운 좋게 기회가 돼서 버클리음대 장학생 뽑는 사람들이 와서 오디션을 했는데 반액 장학금을 받고 가게 됐죠. 졸업은 고사하고 어느 정도 기간만이라도 있자고 갔는데 욕심이 생겨서 더 공부하게 됐어요.”

-버클리는 어땠나.

“다른 세상이었어요. 많이 배웠고요. 너무 갈급한 상태에서 가니까 정말 좋았죠. 힘들었지만. 어린데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감각을 표현하는 에너지가 엄청난 아티스트들도 많이 봤고, 자기 세계가 뚜렷한 아티스트들을 많이 만났던 게 정말 감사했죠. 그 때 만났던 분들 중 이번 블루노트 공연에도 함께하는 분들도 있어요.”

-재즈의 매력이 뭔가.

“제가 했던 음악을 돌이켜 보면…. 교회에서 가스펠로 시작해서 록 밴드를 했어요. 노브레인 출신 멤버들이랑 함께 했었는데, 그러다가 흉내 내는 정도로 재즈 음악도 하긴 했죠. 버클리 갈 때도 재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흑인 음악에 관심은 있었고 다 좋아하긴 했지만 재즈는 너무 고상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졌어요. 마음이 안 갔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듣긴 했지만 (재즈 음악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니면서부터 40~50년대 음악을 듣기 시작했는데, 음악을 좀 더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재즈의 매력을 느꼈어요. 재즈를 통해 음악적인 정체성에 더 진지해지고 깊어질 수 있었고요.”

-이번 공연에서 보여줄 것은.

“제가 만든 자작곡들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2010년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에요. 뉴욕 주류에서 데뷔 무대를 하는 셈이니까, 아주 의미가 있어요. 연주 함께 하는 뮤지션들도 대단한 분들이에요. 추석을 기념해 이번 공연이 성사된 것이기도 한데, 직접적으로 추석과 관련된 곡들은 없어요. 해볼까 했지만 제가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인 지 소개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오리지널의 ‘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앞으로 계획은.

“다음 솔로 앨범을 준비할 예정이고, 공연을 좀 더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네요. ‘내 공연’을 좀 많이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재미있고 책임감도 생기니까요. 제 안에 있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싶어요. 최대한 끄집어 내서 사람들이 감동하고, 서로 같이 감동했으면 좋겠어요.”

이씨가 출연하는 블루노트 공연 ‘추석 앳 블루노트(Chuseok at Blue Note)’는 오는 10월 1일 오후 10시30분 열린다. 앞서 오후 8시에는 한인 재즈피아니스트 송영주씨의 공연도 열린다. 예매는 웹사이트(www.blunote.net)에서 하면 된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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