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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주렁주렁 '신앙 열렸네'

한가위 앞두고 찾아본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 농장

한가위를 앞두고 대추 수확이 한창이다. LA외곽 대추 농장 중에 두레마을은 북쪽으로 100여 마일 떨어져 있는 베이커스필드에 있다. 62에이커(7만5000여 평)의 농지에 각종 과일 및 차를 재배하면서 신앙공동체와 농업공동체로 많은 미주 한인의 안식처가 되어온 곳이다.

두레마을에는 대추(9월 말~10월 중순), 감과 석류(10월~12월 초), 복숭아와 자두(6월~7월), 살구(5월 말~6월 중순), 선인장 등 3000여 그루가 철따라 열매를 맺는다. 또한 감잎차와 뽕잎차의 재료가 되는 허브를 재배, 방문객의 코와 입을 즐겁게하고 있다. 특히 탐스럽게 맺힌 대추와 석류는 제철을 맞아 사막의 내리쬐는 땡볕 가운데에서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대추는 사과대추로도 불리는 미국식 왕대추와 작고 당도가 뛰어난 한국식 약대추 두 종류가 경작되고 있다.

이 곳에서 경작되는 대추, 석류와 허브는 건강에도 매우 유익하다. 대추는 코의 점막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칼슘, 인, 철분이 풍부하고 베타토로틴도 함유하고 있어 피로 회복에 좋으며 활성산소를 제거해 피부 노화도 방지한다. 뽕잎차는 고혈압과 당뇨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 좋은 석류는 에스트로겐 성분과 풍부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주름 예방과 함께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준다고 한다.

두레마을 과일은 유기농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지하수로만으로 재배한다. 두레마을을 운영하는 이명완(50) 목사는 "대추와 석류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란다"며 "특히 이 지역이 뜨겁고 건조해 벌레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레마을이 자리잡고 있는 베이커스필드는 연 강수량이 300mm미만으로 우기인 12월부터 2월까지를 제외하고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게다가 한여름에는 섭씨 45도까지 올라가는 일이 다반사다. 유기농 재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다만, 인근 수수밭에 다람쥐와 두더지 때문에 농약을 뿌리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주변 농가에서 농약을 살포할 때는 미리 언질을 준다"며 "다음날에는 여지없이 다람쥐와 두더지가 우리쪽으로 몰려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가 그다지 크지않고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물러가기 때문에 농약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정작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주범은 새다. 까마귀나 참새 등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찾아와 열매를 쪼아 먹는다. 하지만 이 목사는 "우리는 새의 안식처도 제공한다"며 미소 지었다.

두레마을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인마켓에 경작 과일 등을 납품하며 수익을 거뒀다. 100마일의 거리가 부담스럽지 않은 때였다. 하지만, 개스 값이 폭등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납품이 중단됐다. 더군다나 두레마을을 찾는 발길도 점차 뜸해지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1주일에 4팀 정도, 1년에 500명 정도가 찾아왔다고 한다. 사실 농장 재정이 악화되면 농지를 매각 처분하고 LA와 같은 한인 밀집지역으로 옮길 법도 한데 그렇게 하기는 또 쉽지 않다고 한다. 이 목사는 "이 곳 두레마을은 초창기에 많은 교우들이 힘을 한데 모아 세웠다"며 "농업공동체가 두레마을의 상징과 같다"고 말했다. 즉 농장의 존폐여부는 수익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농업을 통해 신앙으로 뭉치는 것이 주된 목표인 만큼, 본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두레마을에서는 대추나 석류를 직접 따서 그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와서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를 맘 껏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또한 땅에서 자란 과일나무와 열매를 통해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두레마을에는 바베큐 오븐과 숙박 시설도 마련돼 있다. 거리가 부담이면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농장 밖으로 과일을 가져갈 때는 따로 계산해야 한다. 판매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여타 농장이 대추를 파운드당 3달러 이상에 판매하는데 반해 두레마을은 1달러다. 대추뿐만 아니라 모든 과일을 파운드당 1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그해 농사가 흉작이면 오르고 풍작이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남가주 지역이 모두 같지는 않다. 베이커스필드는 넓게 펼쳐진 평원이다 보니 강풍이 잦아들 때가 있다. 이 목사는 "꽃이 올 때 강풍이 불면, 그 해는 흉작"이라며 "올해는 자두와 살구가 흉작"이라고 말했다. 재작년에는 이 때문에 석류가 흉작이었다. 이 목사는 다행히 올해 대추 꽃 올 때 강풍이 불지 않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주소:9552 Houghton Rd. Bakersfield, CA 93311

▶문의:(661)832-8020

김병수 인턴기자

식량난 고통받는 북한 위해 설립
헌금 모아 구제 통해 복음 전파


1998년 12월에 문을 연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은 1996년 부터 북한이 겪은 식량난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취지로 시작했다. 난민들을 농장에서 훈련시킨 후 남미에 이주, 1000만 에이커 부지에 정착 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설교보급과 북한사역이 주 임무다.

2007년부터 수익금으로 연변 두레마을을 통해 고아원에서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북한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6~7월 집중호우로 700여 명의 인명피해와 농경지 침수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또한 21만 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해 독일과 영국의 비정부기구 자선단체들이 각종 구호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두레마을도 이전부터 공급했던 지원 외에 헌금을 모아 이에 동참, 구제를 통한 복음 전파를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두레마을 가입 회비는 한 달에 20달러로 현재 남미를 포함 미주 전체 회원은 4000여 명에 달한다. 매주 한국의 김진홍 목사 설교 CD 1200장과 두레마을 소식지 2500장을 우편으로 보낸다.

"훈련생으로 맺은 인연…지금까지 운영"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 운영
이명완·조현길 목사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은 이명완 목사가 조현길(60) 목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목사는 지난 1992년 신앙공동체 훈련생으로 두레마을과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한국 구리 두레마을에서 전도사로 8년 간 김진홍(71) 목사의 사역을 도왔다. 지리산과 연변에 두레마을을 세우는 데 일조를 담당했다. 이후 2006년 도미,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로 자리를 옮겨 미주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다. 빌립보서를 가장 좋아한다는 이 목사는 "빌립보서는 고난 중에도 기뻐하라는 내용"이라며 "축복은 고난을 통해서 온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선교사로 가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농업이 선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6년에 도미해 미군에서 복무했다. 두레마을에서는 4년 전부터 몸 담았다. 사역 전에는 무역회사를 운영한 경험으로 국제 통상 자문관을 지내기도 했다.
두레마을이 매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금식기도회는 미주 한인이 많이 찾는 프로그램이다. 1년에 5번에 걸쳐 진행하며 20명이 5일 간 금식한다. 이 목사는 "5일 간 물만 마시며 말씀과 기도, 운동을 통해 평소 아픈 부위가 치유되거나 담배를 끊기도 한다"고 전했다. 숙박은 4인1실을 사용하며 1인당 1박3식에 30달러다. 한 번에 20명씩 진행하며 올해는 11월 12일부터 시작한다.
☞두레마을은
1970년대 '활빈교회'로 알려진 김 목사가 당시 청계천 철거민을 이끌고 남양만으로 이주해서 세운 마을이다. 공동체 농업으로 자급자족하며 신앙을 키울 목적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이후 남양만 일대가 공업화 되면서 지리산에 터를 잡았다. 당시 1만8000여 명의 두레마을 회원이 자금을 조달했다. 지리산 두레마을은 태양광을 겸한 풍력발전소가 있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또한 13만 평의 대지 중 2만 평은 산머루 농장이다. 유기농 경작으로 연간 1억여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리산 두레마을 설립 당시 김 목사는 자급자족의 공동체에서 더 나아가 '베세토바' 공동체 운동을 주창했다. 베세토바 운동은 베이징과 서울, 도쿄, 블라디보스토크, LA의 영문 첫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로 북한의 두레마을과 함께 생산, 가공, 유통을 한데 엮는 민족, 산업, 생태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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