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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전·성·시·대…실력과 내공으로 '통하였소이다'

인간적 매력으로 다가온 특급 스타들

요즘 국내 영화제에선 주연상보다 조연상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관심을 집중 시킨다. 후보자 모두 독특한 색깔을 지녔고 연기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열정으로 똘똘 뭉친 특급 조연들이다. 이들은 실력과 내공을 갖추고 맹렬히 다가온다. 코믹과 진지함 선함과 악함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연기한다. 안방극장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친근한 인간적 매력으로 다가서는 그들을 만나본다.

★미친 소 '곽도원'

안방극장에선 인지도가 전혀 없었던 곽도원은 드라마 '유령'에 출연과 동시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 00 맘에 드네'란 유행어를 날리며 특유의 화통한 카리스마로 단숨에 스타가 됐다. 그가 데뷔한 지 무려 18년만이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비로소 얼굴을 알렸다. 그가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반대할 만큼 특별한 재능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버티며 공연을 했는데 지방 공연을 간 사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일도 있었다. 생계를 위해 다단계 회사까지 전전했던 그는 밀양의 연희단 거리패라는 극단에서 7년의 세월을 보냈다. 인생의 끝을 생각할 정도로 막다른 골목에 섰던 곽도원은 오디션을 통해 영화에 입문하면서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드디어 '떴다'.

★절대촉각 애드립 달인 '성동일'

누가 그를 조연이라 하겠는가. 맡은 역은 조연일지라도 그의 존재감은 주연에 버금간다. 드라마 '추노'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력은 '미친 존재감' 그 자체였다. 잡초처럼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며 극악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다. 촌스런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골목 어귀를 돌아나올 것만 같은 그런 이미지이지만 역할에 몰입하면 신들린 연기가 불을 뿜는다. 그는 "예전에는 조연은 튀지 않아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제한된 연기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그런 한계를 두지 않기 때문에 '추노'의 '천지호'같은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성동일은 애드립까지도 절묘한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찾아내며 해학의 급소를 찌른다. 그의 연기는 비슷한 역할을 많이 맡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약간은 고정적인 것 같아도 매 번 볼 때마다 통쾌할 만큼의 능청스런 캐릭터에 몰입하게 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는 이일화와 찰떡궁합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흐름을 더 풍성하게 했다.

★천의 얼굴 '안내상'

안내상의 캐릭터는 고정된 이미지를 모른다. 극과 극을 오가는 배역에서 야누스의 얼굴이 표출된다.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서 비열한 외도 남편으로 확실히 얼굴을 알리면서 특급 조연으로 부상했다. 그가 가장 인상깊은 드라마로 꼽은 '성균관 스캔들'에선 지헤롭고 영민한 스승 정약용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의 연기 변신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계속됐다. 찌질한 가장 역을 맡아 '두더지맨'이란 별명을 얻으며 숨어있는 코믹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의 연기 폭은 예측하기 어려운 선을 넘나들기에 늦깎이 주연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안내상은 배우로서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목사를 지망하는 신학생이었으나 1988년 광주 미 문화원 내 도서관 진열장에 사제시한폭탄을 설치한 혐의로 옥고를 치뤘다. 안내상은 이후 많은 사색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단편영화 '백색인'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평탄치 않은 길을 걸었던 그도 고독한 작은 별 중의 한 명이었다.

★코믹 연기의 지존 '이문식'

그의 코믹연기는 언제나 즐겁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그의 캐릭터는 가벼운 듯하면서도 인간적인 구수함을 풀풀 풍기고 작품의 흐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가는 이야기꾼이다. 드라마 '자이언트'에서는 이중적이면서도 의리를 지키는 건달로 '짝패'에선 거칠고 무식한 거지 왕초로 그리고 '옥탑방 왕세자'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그의 익살스러운 연기는 톡톡 튀는 감칠 맛을 선사했다. 이문식도 역시 연극에서 뿌리를 내린 배우다. 라면 하나도 제대로 먹기 어려운 시절을 견뎌내며 지금 맞이하는 호황이 늘 감사하다는 그다. 자녀 교육법도 독특해서 자연 속에서 모든 학습이 이루어지는 대안학교에 아이들을 보낸다. 기존의 교육 방식은 배제하는 엉뚱한 단호함이 있다. 이문식은 항상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전만큼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자꾸 편한 것에 익숙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배우라는 직업에 있어서는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백한다.

★꽃의 한계를 접고 더 꽃다워진 '김정난' 과 '이일화'

여배우의 변신은 곰삭은 장맛에 비유하기 보다는 오랜 숙성을 거친 과일주에 비유할 수 있다. 젊은 시절 단맛과 신맛이 나는 풋과일이었다면 나이가 들면서 스타성을 내려놓고 내면 연기에 몰입하며 어떠한 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깊은 향의 과일주로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신사의 품격'에서 최대의 수혜자하면 주저없이 '김정난'을 꼽을 수 있다. 진정한 '강남 스타일'을 한껏 과시한 '박민숙'캐릭터는 김정난에게 있어서 꼭 맞는 맞춤 옷과도 같은 역할이었다.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와 오랜 동안의 조연 역할을 맡아왔어도 꿋꿋하고 쿨해 보이는 모습이 많이 닮아있다. 벌써 데뷔 21년차가 되는 김정난은 여자 조연으로 이름을 알리며 이렇게 오랫 동안 버텨오기도 쉽지 않지만 늘 과감한 변신으로 똑부러지는 연기를 도맡아 왔다. 그런 끈기가 '신사의 품격'에서는 큰 비중의 역할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캐릭터는 시청자의 기억 속에 꽃처럼 활짝 피었다.

청순가련형의 미모를 가진 이일화는 항상 사연이 있는 듯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 던졌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화장기도 없는 얼굴로 몸빼 바지를 걸치고 걸죽한 입담으로 안방을 뒤집어 놓았다. 그녀의 리얼한 경상도 사투리와 거침없는 코믹 연기는 오히려 용감하기까지 하다. 비로소 그녀의 얼굴엔 진정한 배우의 모습이 보이고 진심을 담은 캐릭터의 창조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여배우의 '미'(美)는 나이를 먹어가는 데도 늘 팽팽하기만한 얼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굴에 배인 세월을 한 자락씩 구성지게 풀어내는 매력에 있다. 이일화는 망가진 아줌마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면서 그녀의 중견 연기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임을 당당하게 알렸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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