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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노숙자 촌 '오병이어 기적'

"도시 가장 어두운곳에 불을"
매일 2000여명 노숙자에게
음식 통해 '예수 마음' 전파
단순한 일회성 구제 아닌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고파


화려한 LA다운타운. 높은 빌딩숲 사이로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바쁘게 지나다니지만 어느 한곳에는 차가운 공기가 흐른다. 사람들의 눈길이 외면하는 그곳은 집없는 자들의 작은 도시 '스키드로(skid row.노숙자 촌)'다.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스키드로 거리의 사람들은 표정없는 차가운 얼굴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요즘 스키드로 지역이 따뜻하게 변해가고 있다. 음식을 통한 복음 전파가 스키드로 지역 사람들의 외롭고 닫힌 마음을 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의의나무사역(Oaks of Righteousness Ministry.담당목사 지미 리)이 펼치고 있는 '오병이어(5 Breads & 2 Fish)'는 노숙자들을 비롯한 스키드로 지역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다.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된 오병이어 사역은 매일 2000여 명의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예수가 물고기 두 마리와 다섯 개의 빵으로 수천 명을 먹이고도 남은 '오병이어'의 이야기가 오늘날 스키드로 지역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음식은 단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매개체일 뿐이다. 그들이 진정 전하고자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 즉 '복음'을 통한 변화다.

◆순종이 복음전파의 원동력

의의나무사역 지미 리 목사는 20여 명 남짓한 작은 교회의 목회자다. 하지만 숫자가 적은 그들이 펼치는 '오병이어' 사역은 지역과 도시를 바꿔나간다. 당연히 재정도 인력도 부족하다. 전략이나 체계적인 시스템도 없다. 그래서 더더욱 그들의 힘이 아니다. 지미 리 목사는 힘의 원동력을 "복음 가운데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라고 말했다.

오병이어 사역은 지난해 11월25일 처음으로 시작됐다. 지미 리 목사가 교인들과 함께 도시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며 말씀을 보던 가운데 "도시의 가장 어두운 곳에 불을 던져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갖고 있던 1만3000달러를 모두 털어 음식을 실어 나를 트럭 한대를 구입하고 교인들과 함께 5000명분의 핫도그를 준비해 스키드로 지역으로 나간 것이다. 나름대로 간이 식탁과 의자도 준비하고 찬양을 틀 수 있는 스피커도 마련했다. 음식을 먹다가 찬양 소리에 신나게 몸을 흔드는 스키드로의 사람들을 보며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번 더 해보기로 했다.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모은 헌금으로 12월3일 두 번째 음식 제공을 하게 된다. 무려 7000명분의 핫도그를 준비했다. 지난번 준비한 5000명 분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미 리 목사는 "두 번째 사역이 다 끝나고 나서 너무나 힘에 부쳤지만 기쁨과 감격이 넘쳐서 얼마나 눈물이 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며 "이후 기도하면서 스키드로의 변화를 위해 그들에게 매일 음식을 먹여야겠다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했다.

그렇게 '오병이어' 사역이 시작됐다.

◆두 마디의 힘

오병이어 사역은 음식을 나눠주며 따뜻한 미소와 함께 딱 두 마디만 한다. "Thanks for coming(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Meals on Jesus(예수님께서 내시는 식사입니다)"다. 하지만 그 두 마디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거절에 익숙한 스키드로 지역의 사람들은 "Thanks for coming"이라는 인사에 차츰 익숙해지며 마음을 열게 된다. 또 "Meals on Jesus"라는 인사는 음식을 먹으며 예수 그리스도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지미 리 목사의 아내 제인 리 사모는 "너무나 별거 아니게 보이는 단 두 마디의 인사지만 매일 하다 보니 스키드로 사람들과 가까워 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조금씩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한 영혼이 복음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면서 이 모든 게 하나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란 것을 철저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요즘 '오병이어' 사역을 통해 음식을 먹고 있는 스키드로 지역의 사람들은 하루 평균 2000여 명. 이들에게 이 두 마디는 예수를 통해 '영생'을 알아가는 첫 시작이다. 인사를 통해 전해지는 '예수(Jesus)'라는 이름이 하루에 적어도 2000번 1달이면 약 6만 번 정도가 전달되는 셈이다. 그렇게 마음에 쌓여가는 예수라는 이름은 '복음' 앞으로 그들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부스러기에 담긴 메시지

사람들이 자주 묻는다. 당연히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시작한 지 1년도 안된 사역인데 '어떻게 매일 2000여 명을 먹이느냐'는 질문이다. 재정도 인력도 부족한데 말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미 리 목사도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다. 단지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우리는 순종하고 그분의 영광만 나타났으면 한다"는 말 뿐이다.

지미 리 목사는 "모든 재정이나 인력을 내일이라도 하나님이 끊으시면 저희는 무조건 그만둬야 하는 것"이라며 "아직 냉장고의 음식이나 자원 봉사를 기쁨으로 섬겨주는 분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일이라 생각하고 하루 하루 이어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병이어 사역은 LA스키드로 지역에서 ▶음식을 나눠주는 오병이어 레스토랑(500 S.San Pedro) ▶자원봉사자들과 노숙자 교육 등을 실시하는 스태프 하우스(520 E.5th St) ▶음식을 보관하는 아버지 창고(515 Croker St) ▶예배와 기도모임을 갖는 예배터(506 S.San Pedro St) 등으로 구성된다. 오병이어 사역의 모토는 '부스러기(CRUMBS)'다. 이는 'Crucified(예수와 십자가에 못박히고)' 'Resurrected(예수와 함께 부활에 동참하고)' 'United(예수와 연합하고)' 'Ministry Minded(예수의 일을 하고)' 'Born again(예수를 통해 거듭나고)' 'Servant(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종)'의 약자를 딴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오병이어'

오병이어 사역은 현재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오병이어 레스토랑에서는 각 마켓에서 기부하는 음식 재료들로 요리를 만들어 식당을 찾는 스키드로 지역 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한다. 노숙자 뿐 아니라 누구든지 와도 된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곳에서 2000여 명이 식사를 한다. 이제는 노숙자뿐 아니라 경찰관부터 인근 LA시 직원들도 스스럼없이 음식을 먹고 간다. 당연히 무료지만 사역을 위해 마음이 가는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각자 알아서 돈을 내고 가기도 한다.

두 번째는 뒤편 창고에서 이뤄지고 있는 우체국 사역이다. 제인 리 사모는 "노숙자들에게 우리 창고의 주소를 쓸 수 있게 함으로써 그들에게도 집주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창고 뒤편에는 노숙자들의 이름이 적힌 우편함들을 만들어놔서 그들도 메일을 받을 수 있도록 미니 우체국 사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각 대형 마켓 등에서 기부를 받는 식료품을 LA인근의 7개 저소득층 거주 지역을 선정해 일주일에 한번 씩 나눠주는 사역을 한다. 트럭에 식료품을 가득 싣고 직접 나가서 음식을 나눠주고 있는 가구만 약 700여 가구. 물론 식료품을 나눠줄 때 인사도 두 마디다. 몇 달 째 이어진 사역으로 인해 벌써 전도를 한 가정들도 꽤 많아졌다. 이외에도 미자립 교회에서 힘들게 사역을 이어가는 목회자 가정에도 식료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랑을 받은 이가 섬기는 자리 로

이 모든 사역을 위해서는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다. 처음 10여 명의 교인들과 함께 시작한 사역은 이제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한다. 풀타임 스태프만 17명이다. 놀라운 점은 대다수의 봉사자가 '오병이어' 사역으로 사랑을 받았던 스키드로의 사람들이다. 물론 사역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노숙자들을 무조건 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정식 스태프가 되려면 정기적인 마약검사도 받아야 하고 각종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리 공부와 예배 기도모임 등도 포함된다.

지미 리 목사는 "스키드로 지역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그들이 얼마나 귀한 달란트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됐다"며 "그들이 가진 재능으로 사역에 동참하면서 자신들이 복음을 통해 받은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고 전했다.

오병이어 사역의 궁극적 목적은 단순한 '구제'가 아니다. 스키드로 사람들이 길거리를 벗어나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또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그들이 여러 지역으로 나아가 각 교회를 섬기는 일꾼이 되길 바란다. 예수를 통해 복음으로 거듭난 그들은 더 이상 외면당하는 '노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 도움 필요

누구나 '오병이어' 사역에 동참할 수 있다. 요리 창고 관리 우체국 서비스 운전사 중보기도 등 다양한 부분에서 크리스천 모두가 동참할 수 있다. 의의나무 사역의 예배는 매주 일요일마다 오전 9시(영어) 오전 11시30분(한국어)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금요일 오후 5시30분에는 금요예배도 열리고 있다. 오병이어는 단순히 베품을 통한 '이웃사랑'이 아니다. 복음을 전하는 진정한 '이웃사랑'은 지금도 스키드로 길거리에서 계속된다.

▶문의:(818) 531-5332

▶웹사이트:www.5 breads and 2 fish.org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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