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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엽 기자의 귀연일기] 중장년 마음속에는 '도시여~굿바이' 귀농 갈수록 늘어

얼마 전 동생이 회사 선배 부부라는 사람들과 함께 이스트 밸리의 우리 집을 찾았다. 회사 선배 부부는 50대 중반이었는데 시골에서 살 집을 찾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화이트 칼라 직장인들로서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안정돼 보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직장이 있는 도시로 출퇴근 할만한 거리의 시골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했다. 그들이 나를 찾은 이유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들어온 내 경험을 듣고 싶어서였다.

나는 2년간 주말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한국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이스트 밸리에 정착하게 된 얘기를 대강 들려줬다. 그러면서 기존의 농가주택을 찾을 경우 유의해야 할 점과 터를 구해 집을 새로 지을 경우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곁들여 설명했다. 경험담을 풀어놓아서 그랬는지 그들은 아주 큰 도움이 됐다며 좋아했다.

한국에서 요즘 지속적으로 나오는 큰 뉴스 가운데 하나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이와 맞물린 거래 실종 현상이다. 부동산 문제는 시골에 들어와 살겠다는 사람들과도 밀접한 사안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시골로 이주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한국 정부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귀농 혹은 귀촌 가구 숫자는 1만 안팎에 이른다. 당시 이런 소식을 접했을 때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한 말이 있다. 앞으로도 10년은 계속해서 시골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얼마전 한국 정부는 또 다시 귀농 귀촌 추세를 발표했는데 올 연말까지 지난해에 비해 2배인 2만 가구 가량이 시골로 이주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시골로 이사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구구한 사연이 있다. 앞에서 얘기한 동생 선배 부부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도시가 더 이상 그들의 꿈을 받쳐주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20세기와 21세기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 예외 없이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는 도시 집중이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몰리는 현상이 나라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최근 들어 시골 이주가 늘어나는 건 도시집중의 반동 현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도시로 간 만큼의 인구가 다시 농촌이나 어촌 혹은 산촌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시골로 돌아오는 사람들의 숫자는 탈농촌 인구의 10%에도 이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도시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에 이미 시골이 자리잡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어쩔 수 없어서 도시를 못 떠날 뿐 시골을 과거와는 다른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스트 밸리에는 요즘 추석을 앞두고 동네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조상들의 산소를 벌초하기 위해서인데 한가위에 앞서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과거와 달리 생기가 도는 걸 느낄 수 있다. 시골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갔던 자식들 가운데 자신들의 고향을 새롭게 보고 있다고 털어놓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내 나이 또래로 최근 고향인 이스트 밸리를 찾은 한 남자는 "자식들만 키워놓으면 지체없이 내려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가 시골에서 자라던 30~40년 전과 비교하면 삶을 재는 요즘 사람들의 잣대가 달라진 것만은 확실하다.

시대 변화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나치게 이분법적인 접근일 수도 있지만 도시와 시골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졌고 지금도 달라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한가위 고향방문은 또 한번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시골의 가치를 새롭게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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