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석양이 빛나는 푸른 바람…그리고 '만찬의 행복'

경쾌한 바닷바람 식탁 위 잔잔한 '9월의 낭만'
요트 선착장 보이는 페티오
초롱초롱 빛나는 바다빛 아래
시원스레 밀려오는 맥주 여유

바람조차도 후끈한 날. 부엌에서 '열'까지 피워 올린다면 최상의 입맛을 기대하기란 정말 어렵다. 이제는 가을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마음을 더 조급하게 하니 체감 온도는 쭈욱 올라가고야 만다. 그래도 벌써 9월의 허리를 넘어가고 있음에 조금은 너그러운 맘으로 '쉼'의 그늘을 찾아간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석양이 찾아들 때 이른 저녁 '작은 만찬'을 찾아 가볍게 나섰다.

경쾌한 바닷바람과 실루엣이 빛나는 노을 속 풍경이 세팅되어 있다면 이미 훌륭한 식탁이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투명한 얼음들이 뽀드득 입 안에서 부서지는 그 순간 인생의 욕망은 간결해진다. 그리고 시원스레 밀려오는 행복.

◆세계를 한 식탁에서 만나는 '야드 하우스'( Yard House)

롱비치는 도시적인 세련됨과 바다의 낭만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누군가에게 "캘리포니아의 풍경은 바로 이런 거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바다를 활용한 문명의 모습이 알차게 들어선 명소다. 특히 줄지어 늘어선 하얀 요트들의 축제는 빼어난 절경이다.



'야드 하우스'는 요트가 가득한 선착장 앞에 있는 전망 좋은 집이다. 미국 100대 레스토랑에 들어갈 만큼 맛과 분위기를 모두 갖추었다. 그리고 여기 롱비치점에서 야드 하우스의 역사가 시작됐다. 특히 맥주가 유명하다. 세계 250여 종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놀라운 일이다. 한 레스토랑에서 수백 가지의 맥주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 그렇다고 흥청망청하는 술집의 분위기는 아니다. 통유리창으로 바다가 내다보이는 실내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북적북적한 담소로 넘쳐난다. 바 안쪽에 즐비한 맥주 탭의 행렬이 장관이다. 마치 병따개처럼 생긴 탭에서 맥주가 시원하게 거품을 내며 잔에 채워진다. 원래 '야드 하우스'는 예전 영국의 마부들이 마차를 끌면서 편하게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만들어낸 3피트 높이의 얇고 긴 맥주 잔의 이름이었다. 지금도 이 레스토랑에선 '야드 하우스' 맥주 잔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매우 독특하고 신기하다. 약 32온스 정도의 맥주가 담긴다.

요트 선착장이 바라다보이는 페리오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다. 특히 저녁에 더 잘 어울리는 자리라 해가 지면 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나무 테이블 위에 반짝이는 촛불을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정겨운 이야기꽃이 만발하다.

롱비치를 방문하면 언제나 들르는 집이라 여러 메뉴를 선택해 봤지만 워낙 음식의 종류가 많아서 주문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는 매니저에게 부탁해서 가장 스페셜한 음식으로 골랐다.

'스테이크와 새우'(Steak & Shrimp)는 여러 언론에서 소개됐을 만큼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메뉴다. 그릴에 스테이크와 새우를 거칠게 구웠는데 거뭇거뭇하게 탄 자국이 투박해 보여 오히려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메쉬 포테이토가 곁들여지고 역시 그릴에 구운 그린 빈도 풍성하게 함께 나온다. 그린 빈의 향이 정말 일품이다. 거친 스테이크의 육질과 부드러운 포테이토의 궁합이 절묘하다. 특별히 소스가 가미되지 않아도 자연의 맛 그대로 신선하다. 새우도 그냥 구웠을 뿐인데 담백한 맛과 고소한 향이 입을 즐겁게 한다. '음식은 마술이 아니라 진정성에 있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 요리다. 대표급 요리라 가격이 다소 비싼 감은 있어서 좀 더 부담스럽지 않은 스테이크를 원한다면 '뉴욕 스테이크'를 권하고 싶다. 스테이크의 질이 전혀 떨어지지 않으며 아보카도 그린 빈 토마토 등의 풍부한 샐러드를 함께 먹을 수 있어 즐겁다.

미소 소스로 만든 '농어'(Miso Glazed Sea Bass)요리는 입에 착 붙는다. 쟈스민 라이스 위에 곱게 구워진 농어가 얹어지고 달콤한 미소 소스가 당근 채와 함께 뿌려져 있다. 살짝 익힌 청경채와 초록 강낭콩의 조화도 먹음직스럽다. 일단 비주얼이 눈을 압도한다. 농어의 하얀 속살이 선명한 채소의 빛깔들과 만나 한껏 구미를 당기게 한다. 농어 한 조각의 맛은 부드러움으로 녹는다. 미소의 짭짤한 맛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달콤한 소스의 맛이 농어에 스며들어 촉촉하며 뭔가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한다. 야들야들한 청경채의 맛도 농어와 잘 어울린다.

농어는 단백질이 풍부해서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훌륭한 보양식이 된다. "여름의 농어는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말이 전해 내려올 만큼 농어에는 비타민 AD와 필수 아미노산까지 들어있어 영양을 알뜰하게 채워주는 귀한 식재료다.

동양적인 맛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오렌지 필 치킨'(Orange Peel Chicken)은 오렌지 소스가 가미된 치킨 요리로 베이비 콘과 청경채를 곁들여 먹을 수 있고 쟈스민 라이스와 브라운 라이스를 선택할 수 있다.

세계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고 햄버거부터 고급 요리까지 종류를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며 맛은 고급스럽고 양도 푸짐하다. 맥주 전문점이기는 하나 가족 단위의 고객들도 상당히 많다. 레스토랑 명성에 비해 한인들에겐 많이 알려져있지 않다.

만족스럽게 접시를 다 비워낼 때쯤 롱비치에 밤이 찾아왔다. 작은 촛불은 더 초롱초롱 빛나고 페리오에 가득 앉은 사람들은 밤빛이 비춰주는 얼굴들을 마주하며 즐거운 시간을 누린다. 그런 풍경을 함께 즐기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는다. 그리고 작은 행복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샌가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푸른 바람이 식탁 위로 잔잔하게 머문다. 그렇게 9월의 행복은 더 가까이 다가앉는다.

◆롱비치점

▶주소: 401 Shoreline Village Dr. Long Beach CA 90802

▶전화: (562)628 – 0455

◆파사데나점

▶주소:330 E Colorado Blvd, Pasadena, CA

▶전화:(626) 577-9273

◆LA LIVE 점

▶주소: 800 W Olympic Blvd, Los Angeles, CA

▶전화: (213) 745-9273


◆Happy Hour: 월~금 오후 3 – 6시

(피자와 각종 에피타이저 음식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 www.yardhouse.com

이은선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