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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다음 세대 못지 않게 중요한 이전 세대

학교는 쉬어가는 곳이다.

‘school(학교)’은 그리스어 ‘schole(스콜레)’에서 비롯됐는데 이는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거나 자유롭게 시간을 즐기는 ‘여가’란 뜻을 담고 있다. 어원과 달리 학생들에게 학교는 지겹기만 하다. 성적, 진학, 졸업, 학위 등의 부담 적인 요소들과 얽혀 애초의 의미가 변질된 탓이다. 하지만, 진정한 학교는 ‘쉼’ 속에서 배움을 전한다. 이러한 ‘쉼’의 의미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 ‘노인학교’다.

이곳에서는 배움 이외에도 얻는 것이 많다. 한인사회의 작은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즐기는 데서 오는 위로와 재미는 노년과 이민생활의 답답함을 씻어준다. 수업시간에 떠들다 혼나다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짓는 웃음은 삶의 엔돌핀이다. 자식들조차 열심히 가르쳐주지 않는 컴퓨터나 궁금한 영어 표현도 “선생님!”하고 손만 들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현재 한인 교계가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노인학교는 10여 곳이 채 되지 않는다. <본지 9월11일자 a-30면> 종교기관은 전문적 교육기관이 아닌데다가 재정적 부담 등의 이유로 교회가 노인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과 달리 노인학교를 필요로 하는 노인들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인해 최근 LA지역 성인학교 등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한인 노인들은 교회가 운영하는 노인학교 등으로 더욱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힘든 경제 상황으로 파생된 문제를 특별히 교회가 짊어져야 할 이유나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 사역을 계속해서 감당하고자 하는 한인 교계의 노력은 마땅히 박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노인학교를 교회 사역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순수한 의도 가운데 이를 감당하기로 결정했다면 지원만큼은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설픈 재정 보조와 운영은 오히려 노인학교가 교회 이미지 쌓기나 마케팅 등을 위한 도구밖에 될 수 없다.

한가지 더. 많은 교회가 사역 가운데 ‘다음 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세대 못지 않게 집중해야 하는 것도 이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역이다. 교회는 양 세대가 자연스레 공존할 수밖에 없는 공동체 아닌가. 교회가 이전 세대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할 때, 이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가 그대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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