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고 털린 BBCN은행…'이것이 궁금하다'
고객의 주택 보험이나 은행 보험으로 보상
은행-보험사 보상관련 검토
지난해 중국계 은행 유사
보험사 보상금 받아서 지급
FDIC 관여 안해
예금 보험 적용 대상 안돼
지난 주말 BBCN은행 다이아몬드바 지점의 대여금고(Safe Deposit Box)가 털리며, 대여금고 사용과 문제 발생시 이뤄지는 후속조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안전하다고 믿고 귀중품을 넣어 두기 위해 존재하는 대여금고이지만, 금고가 도난을 당했을 때 책임소재와 보상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BBCN, 그외 은행 관계자들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봤다
◆보상은 받을 수 있나
대여금고에 보관한 물품에 손상이 갔거나 도난을 당했을 경우 그 책임은 금고를 대여한 당사자가 지는 게 일반적이다. 대여금고에 무엇이 담겨 있는 지를 알 수 있는 건 대여자 본인 뿐이기 때문이다. 은행은 알 수 없다.
보상은 대여자 본인이 가진 주택소유주 보험(Homeowner's Insurance)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FDIC도 소비자가 대여금고에 넣어둔 물품에 손상 또는 도난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해 "주택소유주 보험에 대여금고 관련 조항이 있는 지 확인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BBCN은 현재 은행 자체적으로 보유한 보험을 통한 보상 절차와 규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 은행의 한 관계자는 "법률팀이 보험회사와 함께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후속조치를 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유사사례가 있나
이번 BBCN 다이아몬드바 지점에 일어난 절도 사건과 매우 유사한 케이스가 지난해 8월 6일 이스트웨스트 은행의 롤렌하이츠 지점에서 발생했다.
당시에도 범인들이 은행 지점에 들어와 대여금고를 털어갔다. 은행권에 따르면 당시 120여개의 대여금고가 피해를 입었고 이스트웨스트 측은 보험회사를 통해 보상금을 받은 뒤 대부분의 피해자들과 합의를 통해 일정 액수를 보상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웨스트 측은 이에 대한 본지의 문의에 응답을 하지 않았다.
또 FDIC는 대여금고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대여금고에 보관된 물품은 FDIC가 예금주를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는 예금보험과는 관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FDIC는 체킹계좌 등에 있는 예금에 대해 25만달러까지 보장해 주고 있다.
◆어떻게 천장이 뚫렸나
대형 쇼핑몰에 위치한 은행 지점의 경우 쇼핑몰 건물의 특성상 금고 천장이나 벽을 특별히 두껍게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통상 은행 건물은 보안 및 안전상의 이유로 금고 외벽을 두껍게 하지만 쇼핑몰 건물은 벽이나 천장이 일반 건물보다 허술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고 주변을 따로 공사해서 두껍게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불경기에 접어든 이후 은행 강도 사건이 자주 나오고 있어 안전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 외 시간에는 금고 내부에 행동탐지기(motion sensor)와 경보 장치가 가동된다. 도둑은 탐지기와 경보장치 선을 모두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대여금고가 열렸나
대여금고를 물리적으로 뜯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와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고객이 자신의 열쇠를 잃어 버렸을 경우 은행이 행원과 고객이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지정된 전문가를 불러 해당 금고를 떼어낸 뒤 새 열쇠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 은행 관계자는 "통상 대여금고 전문털이범들은 드릴로 열쇠 구멍을 뚫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대여금고 절도 사건에서 모두가 털리지 않는 건 드릴로 구멍을 뚫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여금고 어떻게 운영되나
열쇠가 2개…고객과 은행 함께 돌려야 열려
은행 지점 내부에 위치한 금고 안에 위치한다. 금고 내부는 두꺼운 콘크리트 등으로 둘러져 있는 게 보통이다.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두꺼운 금속으로 내부를 두른 경우는 찾기 힘들다.
금고 안은 지점의 현금 등을 보관하는 금고와 대여금고 등 두 가지로 나뉘어 각자의 또 다른 입구를 갖고 있다.
대여금고는 다양한 크기의 금속 박스로 이뤄졌다. 각 박스마다 두 개의 열쇠 구멍이 있다. 하나는 고객이 보관하는 열쇠 하나는 은행이 보관하는 열쇠이다. 이 두 개의 열쇠를 함께 돌려야 해당 대여금고를 열 수 있다. 대여금고를 열고 나면 그 안에 철제 박스가 담겨 있다. 고객은 혼자 금고 안에 남아 자신의 볼 일을 볼 수 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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