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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 '은빛 학구열' 노인 대학 일제히 개강

'은빛 학구열'…그 곳에 특별한 학교가 있다

주 정부 예산 감축 등 문제
성인 학교 줄줄이 문 닫자
한인교회 '노인대학' 인기
저렴한 수업비에 시니어 몰려


성인학교의 대안은 '교회'다.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의 노년층 한인들의 배움터인 성인학교가 주정부 예산 감축 등의 문제로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그럴수록 노인들의 한숨이 늘어만 간다.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성인학교에서 영어도 배우고 시민권 교육을 비롯한 컴퓨터도 배웠다. 교육뿐 아니라 친교를 통해 이민생활의 외로움과 답답함도 씻어왔다. 이런 가운데 성인학교 감축은 노인들에게 타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걱정은 없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성인학교 감축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잃은 노인들은 각 교회가 운영하는 '노인학교' 등을 통해 얼마든지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 오히려 종교기관으로서 교회가 가진 섬김의 특성과 재능기부를 통해 교인들이 인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성인학교보다 오히려 더 알차고 즐겁다. 9월을 맞아 각 교회의 노인학교 개강 시즌이 돌아왔다. 수업 프로그램을 선택만 잘하면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노년을 보낼 수 있다. 실버세대를 위한 교회만의 특별한 노인학교에 대해 알아봤다.

◆평균 45달러면 즐겁게 한학기

9월은 실버세대가 분주해질 시기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 수업 신청을 하려면 바삐 움직여야 한다.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수업과 거주 지역과 가까운 노인대학을 찾으려면 이것저것 정보망을 가동해서 열심히 알아봐야 한다.

LA부터 오렌지카운티 지역 밸리 지역까지 각 한인교회들은 9월을 맞아 일제히 '노인 대학'을 개강한다. 실버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주요 교회는 ANC온누리교회(인싱크) 충현선교교회(충현샬롬대학) 나성영락교회(늘푸른 대학) 남가주동신교회(동신경로대학) 에브리데이교회(ESC) 인랜드교회(에버그린대학) 등이다.

노인 대학들은 통상 65세 이상의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매주 하루 배움의 장을 제공한다. 보통 10주 이상 학기제로 운영되는 노인대학은 저렴한 수업료와 다양한 수업 풍성한 점심 식사 등으로 노인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대부분의 노인 대학이 한학기에 보통 20달러에서 75달러로 평균 45달러 수준의 수업료를 받고 있어 부담도 적은 편이다.

인랜드 교회 에버그린대학을 담당하는 홍의용 목사는 "2세들의 한국학교 만큼 중요한 것이 실버세대를 위한 노인대학 사역"이라며 "매번 신청자가 가득찰 정도로 노인대학의 열기는 뜨거우며 많은 어르신들이 배움의 시간을 통해 젊음과 열정을 다시 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나 뿌듯하다"고 전했다.

◆톡톡튀는 프로그램

각 교회의 노인대학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다. 일주일에 한번 하루동안 진행되는 교과 과정은 짧지만 알찬 수업으로 진행된다. 컴퓨터는 기본이고 성경공부 합창 서예 종이접기 영어 라인댄스 등 평균 과목수는 10여개에 달한다. 각 대학은 기본 과목외에도 각기 독특한 학과를 개설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ANC온누리교회내 인싱크대학의 경우 가장 인기있는 과목은 수지침이다. 노인들이 수지침을 배움으로써 병원에 가지 않고도 급체나 두통 등을 혼자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인싱크 대학은 오는 가을학기에 새롭게 검도교실도 개강한다.

인싱크 대학 학장인 노인관 장로는 "검도교실처럼 매학기 새로운 수업들을 개강함으로써 시니어들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배움의 장을 열어주고 싶은것이 우리의 마음"이라며 "교회 노인대학은 단순한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시니어들을 일으키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충현선교교회 충현샬롬대학의 탁구교실은 매번 수강생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충현샬롬대학은 시나 글짓기를 하는 문예교실 뜨개질을 하는 편물학과 등 개성있는 수업도 많다. 이외에도 인랜드교회 에버그린대학의 바둑반 시사반도 인기가 좋다. 에브리데이교회 ESC대학의 고전무용반의 수강등록 열기도 뜨겁다.

◆노인대학만의 특별함

LA를 비롯한 오렌지카운티 지역 등 대표적으로 노인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는 10여개 이른다. 매학기 100여명씩 수업을 이수한다고 추산했을 때 대략 1000여명이 교육의 즐거움을 통해 노년을 풍성히 채우고 있다.

이들을 위해 교사로 나서는 이들도 전적으로 교인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자원봉사자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섬김을 통해 교회에서 사랑을 실천한다. 또 교육 뿐만 아니라 예배와 성경공부 등 영적인 부분들도 신경을 쓰는 것은 교회 노인대학만의 특징이다.

노인학교에서는 이외에도 얻는 것들이 많다. 노인학교를 통해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가 하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풍부한 생활정보도 얻는다. 얄밉기만 한 며느리 애증이 교차하는 남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 자랑까지 다양한 대화가 오고가는 노인학교는 공공의 '사랑방'이다.

인싱크 대학 노인관 장로는 "진짜 학교처럼 수업시간에 떠들다가 선생님에게 혼나기도 하고 출석을 부르면서 장난도 치는 모습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며 "자식들 조차 열심히 가르쳐주지 않는 컴퓨터나 궁금한 영어 표현도 '선생님'하고 손만 번쩍 들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충현선교교회내 충현샬롬대학 담당 진태용 전도사는 "지난 학기에는 무려 120여명의 노인들이 등록할 정도로 해마다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성인학교가 줄어들면서 입소문을 통해 노인학교로 시니어들의 발걸음이 옮겨지면서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회가 더 투자해야

사실 노인학교는 아직 보완돼야 할 부분이 많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이 노인학교기 때문이다. LA인근 중대형 교회 40여곳의 8월달 주보를 분석한 결과 30여개 교회가 주보를 통해 2세들을 위한 한국학교 개강을 알렸지만 노인학교를 개설한 교회는 10여 개에 불과했다. 이유는 노인대학 운영은 교회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노인대학 학비는 평균 45달러로 한국학교 수업료의 20~30% 수준밖에 안 된다. 그나마 노인학교 수업료도 한 학기 점심식사 비용으로 소요되고 나머지는 교회가 충당하거나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교과 과목을 늘릴 때 마다 교사로 나설 다양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노인학교를 운영중인 한 교회 담당자는 "사실 교회에서 노인학교에 대한 예산을 많이 편성하지는 않는 편이라 노인분들을 더 많이 받고 싶어도 못 받는 실정"이라며 "매학기 수강을 신청하는 노인들을 늘어나는데 교회에서는 솔직히 2세나 젊은층 사역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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