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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컵케이크

드라마'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한 장면. 변호사로 일하는 미란다는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친구 캐리와 나란히 벤치에 앉아 컵케이크를 먹는다. 미드의 이 장면이 한국에 컵케이크 문화를 전파시켰다. 미드를 동경하는 여자들의 한순간 거품인가 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는 꾸준하다. 오히려 구매층은 확대되고 구매 이유도 다양해졌다. 지금은 컵케이크 전문점만 해도 넘쳐난다. 컵케이크는 손바닥보다 작고 재료도 단순하지만 가격은 2달러~4달러선이다. 비슷한 모양인 머핀보다 두 배쯤 비싸다. 그러나 여자들은 오늘도 컵케이크를 찾는다.

# 드라마가 낳은 문화 콘텐트

회사원 조신아(28)씨는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컵케이크를 사먹는다. 그는 "사실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컵케이크는 맛이 아니라 감성으로 먹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컵케이크를 먹을 때 접시 위에 올려놓고 포크로 깨작거리며 먹지 않는다. "한 손에 들고 거리를 걸으며 자연스럽게 먹어야죠.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도 그랬잖아요. 그렇게 컵케이크를 먹으면 순간적으로나마 미드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어요."

컵케이크는 이미 '스타벅스' 커피나 '지미추' 하이힐과 같이 미드가 낳은 문화 콘텐트 중 하나가 됐다. 한국에서 미드의 인기는 200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 컵케이크 문화의 진화

맨 처음엔 조씨와 같이 호기심으로 컵케이크를 찾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컵케이크가 따끈따끈한 '신상'으로 대접받던 시점이 지났기 때문이다. 대신 구매층의 폭이 넓어졌다. 컵케이크는 이제 젊은 여성의 일상 구석구석에 퍼져 있다. 컵케이크는 따로 자를 필요가 없고 알록달록한 색깔이 분위기를 띄워 파티 소품으로 딱 어울린다. 젊은 엄마들은 자녀 생일파티용으로 유기농 컵케이크를 찾는다. 여성 화장품 브랜드에서 고객 파티를 열 때도 자사 브랜드 로고를 새긴 컵케이크를 나눠준다. 여자친구끼리의 파자마파티나 웨딩파티에도 소품으로 등장한다. 웨딩.파티 브랜드 '스타일바이루나' 조은정(31) 대표는 "요즘 웨딩파티가 끝나면 하객 답례품으로 컵케이크를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 4달러가 주는 위로의 맛

그러나 여자가 컵케이크를 찾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여전히 순간의 기분 때문이다. "값에 비해 맛이 없는데 왜 사먹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많지만 매니어는 "그래도 컵케이크를 먹으면 행복해진다"고 반발한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알록달록 예쁘고 앙증맞은 컵케이크를 사먹는 순간 신기하게도 하루의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예쁜 모양뿐 아니라 진하고 달콤한 버터크림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요. 우울한 일을 겪은 친구에게 선물할 때도 있어요." 작고 비싸지만 동시에 예쁘고 달콤한 컵케이크 하나면 미드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도 우울할 때 위로받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한 미란다가 벤치에 앉아 컵케이크를 먹은 것도 결국 맛 때문이라기보다는 심란한 마음을 순간이나마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요즘 20~30대 여성은 여기저기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다. 우울하고 외로운 기분을 달래줄 순간의 행복을 살 수만 있다면 4달러쯤은 어쩌면 너무나 싼 가격일 수 있다.

◆컵케이크는 설탕.밀가루.달걀.버터 등으로 만든 머핀 모양의 빵 위에 프로스팅을 얹어 만든다. 프로스팅은 버터와 설탕파우더를 섞어 만든 것으로 뻑뻑한 크림 재질이다. 프로스팅에 코코아가루.딸기가루.녹차가루.오렌지가루 등을 첨가해 색과 맛을 낸다. 미국 뉴욕의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초콜릿 컵케이크의 경우 빵에 들어가는 설탕과 밀가루의 비율이 1대1이다. 칼로리도 200~300Kcal에 육박한다. 진한 단맛 때문에 우울할 때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사람도 많다. 물론 다양한 색깔과 아기자기한 모양 역시 기분을 밝게 해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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