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옥시기 사세요"
“옥시기 사세요. 강원도 둔내에서 금방 따온 고랭지 옥시기입니다.”저는 올해로 스물 두 번째로 주최하는 옥수수 잔치를 처음으로 참석하는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신입직원입니다. 저의 임무는 오직 옥수수 잔치 마당 구석에 세워진 큰 트럭 앞에 서서 하는 ‘옥시기 장사’였습니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성당 교우분의 도움으로 달달한 옥수수를 얻을 수 있었기에 신나게 생옥수수 장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 망에 얼마씩이예요?”
“만원이예요. 고랭지 채소로 유명한 둔내에서 금방 따온 옥수수예요. 달고 쫀득쫀득해요.”
“다섯망 줘요. 딸네도 갖다주고, 아들네도 갖다주게.”
하루종일 팔린 옥수수는 1100여망 정도 됩니다. 한망에 16개씩 들었으니 1800개 가량 옥수수가 원주교구 사회복지 후원자분들의 손으로 실려간 셈입니다.
20년 가량 이어진 옥수수 잔치는 오랜 세월 유명세를 이어가는 가수 인순이 초대공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적어도 옥수수 잔치를 직접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번 옥수수 잔치에 참여하며 이 행사의 참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 잔치는 원주교구내 사회복지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정성과 기도를 보내주시는 많은 후원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자리입니다. 2200여명의 후원자들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도와가며 살아갈 수 있음을 감사드리는 미사를 지켜보며 원주교구 사회복지회가 오랜 세월 활동할 수 있는 이유를 눈으로 직접 보는 듯 하였습니다.
또한 옥수수 잔치는 원주교구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함께 일하는 동지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옥수수 잔치의 규모는 후원회에서 진행하기에는 규모가 큰 자리이기 때문에 각 시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꼬박 2일동안 꼼꼼히 땀방울 흘려가며 설치하는 중앙 무대, 천막들, 배식대, 점심준비, 천사들의 집 잔디의 잡초 뽑기까지 모두 직원들의 손길을 거쳐갑니다.
옥수수 잔치 전날 밤, 원주교구내 활동단체들의 봉사활동 지원으로 수천 개의 옥수수를 번개처럼 벗겨내고 밤새도록 쪄내는 것도 모두 흥겨운 시간들입니다. 어쩌면 한달 전부터 모여서 준비회의를 하고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옥수수잔치 날을 기다리는 원주교구 사회복지회의 직원들로 옥수수 잔치는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 의미만으로도 원주교구 사회복지 후원회의 ‘옥수수 잔치’는 이웃과의 사랑을 실천하는 자리가 아닐까요?
넓은 하늘만큼 넓은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옥수수 잔치가 오래오래 이어지길 기도해 봅니다.
진연화·원주교구 사회복지회 총무부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