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아이작' 폭우 뿌리며 피해 키워…시속 5~6마일 속도로 이동
열대성 폭풍 등급 낮춰졌지만
침수피해 ‘카트리나’ 이상
전날 아이작이 상륙함에 따라 루이지애나주정부는 29일 뉴올리언스 외곽 패리시(행정단위)들 주민 3000여명에게 소개령을 내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급속히 늘어난 강물로 고립된 주민 수십 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 지역에는 ‘카트리나’ 이후 144억 달러를 들여 미시시피강을 따라 133마일에 걸쳐 최고 12피트에 이르는 제방을 새로 쌓았으나 아이작이 시속 5~6마일의 워낙 느린 속도로 진행하며 비를 뿌리고 있어 일부 지역은 펌프로 물을 뽑아내는 속도가 수위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미 일부 지역이 10인치가 넘는 강우량을 기록했고 최고 20인치를 기록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바비 진달(공화) 루이지애나주지사는 제방 전체에 대한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해 플레이크마인스 패리시의 동쪽 제방 일부에 구멍을 뚫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기상청이 이날 오후 아이작을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등급을 낮췄으나 침수피해는 카트리나 때보다 더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허리케인·폭풍을 경험한 이 지역 주민들도 이구동성으로 “이처럼 느리게 이동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침수피해뿐만 아니라 29일 오후 8시 현재 약 20만 명의 뉴올리언스 주민을 포함해 70만 명의 루이지애나 주민이 단전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올리언스한인회 이은실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제(28일) 저녁부터 전기가 끊어진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점”이라며 “외부 소식도 접하기 어렵고 휴대전화도 차량 배터리를 이용해 충전시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케너·메테리·웨스트뱅크 등 한인들이 밀집된 지역은 비교적 고지대로 침수피해가 크지 않고 한인의 부상이나 인명피해도 없다”며 “오늘(29일) 밤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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