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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칙연산] 타임머신(TM) 밴드

'록 필'로 뭉친 아저씨들의 '딴따라 행복'

2007년 구성·평균연령 53세
교회서 만나 찬양 봉사로 시작
집 뒷마당서 펼치는 공연에
이웃 한인도 함께 7080 추억


멜로디를 타고 흐르는 젊음은 시간을 되돌린다.

타임머신 밴드(이하 TM밴드) 앞에서는 세월도 거꾸로 흐른다. 그들의 연주는 예전 추억속 앨범의 사진을 한 장씩 꺼내 보며 웃음 짓게 만드는 시간의 마법이다. TM밴드는 평범한 '아저씨'들로 구성됐다. 토마스 리(60.색소폰) 신재영(58.기타) 강현기(56.기타) 전익환(54.베이스기타) 이광빈(50.드럼) 최병수(50.키보드) 차경웅(48.어쿠스틱 기타)씨로 구성된 TM밴드 멤버들은 저마다 직업도 독특하다. 호프집 사장 수영장 관리 서비스 부동산 에이전트 한의사 세차장 운영 프로골퍼 스시맨 등 제각각이다. 동네 아저씨들이 모인 TM밴드가 시간을 거꾸로 타고 여행하는 그들만의 세계로 들어가봤다.

◆평균 53세인 젊음의 밴드



TM밴드 멤버 7명의 나이를 모두 합하면 무려 376세. 평균적으로 보면 53살이다. 요즘 아이돌 밴드로 인기를 구가하는 씨앤블루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21세다. TM밴드를 이들과 비교해보면 평균 연령은 두 배가 훨씬 넘는다. 그래도 TM밴드는 절대 꿀리지 않는다. 이미 2007년 부터 구성돼 꾸준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나름대로 팀워크과 경험이 쌓인 밴드다. 연습장소는 주택 지하실 집 뒷마당 등에서 이루어진다. 일주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모여 3시간 가량 화끈한 연습으로 땀을 빼곤 한다. 이보다 더 좋은 건강 유지법은 없다. TM밴드는 마음 한 켠에 남겨놨던 과거의 추억들을 묻어두지 않고 다시 현실로 바꿔 즐기는 남자들의 용기에서 비롯됐다.

신재영씨는 "예전 대학 시절때 들었던 '그룹 사운드'들이 연주하는 록 음악의 멜로디가 나이가 들어도 아직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그런 추억들이 나이가 들며 먹고 살기 바빠지면서 잊혀질 뻔 하다가 지금이라도 그 추억을 현실에서 직접 즐길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첫 연주는 '로맨틱'

처음 만남은 흐르는 세월 가운데 숨겨져 있던 '음악DNA'가 서로 '클릭' 되면서 시작됐다. 다니던 교회에서 찬양 연주로 봉사를 하며 자연스레 모이게 된 6명의 남자들은 서로 코드가 맞았다. 저마다 나이 때문에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록 음악'에 대한 향수가 서로의 음악 본능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장난삼아 손발을 맞춰본 첫 연주는 '로맨틱'했다. 현재 리드보컬을 맡고 있는 최병수씨의 아내 생일날 모두가 모여 밴드 연주로 깜짝쇼를 해준게 발단이 됐다. 그날 최씨의 아내가 흘린 감동의 눈물은 이들의 음악 본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TM밴드는 지난 2007년 이렇게 시작됐다.전익환씨는 "이후 밴드 멤버들의 아내에게 모두 한번씩 음악 연주로 깜짝쇼를 해줬는데 감동을 받아 눈물을 안 흘려본 아내들이 없을 정도"라며 "남자들이 이렇게 취미로 음악활동을 이어가려면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이 정도의 '이벤트'는 당연한 것이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7080' 홀린 공연들

이래봬도 TM밴드는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밴드가 구성되고 나서 지금까지 나름대로 4번의 정기 공연을 한 경력도 있다.

물론 무대는 집 뒷마당 팬은 '동네 주민' 및 친구들이다. 멤버 대부분은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라크라센타 지역에 살고 있다. 저녁 시간 동네에서 신나게 울려 퍼지는 70년대 80년대 한국 록 음악 멜로디는 인근 지역 한인 주민들의 귓가를 맴돈다. 그렇게 하나 둘씩 궁금함을 안고 멜로디를 따라온 주민들은 이제 TM밴드의 팬들이다. 지난 6월 드럼을 담당하는 이광빈 씨 집 뒷마당에서 펼쳐진 정기공연에는 무려 7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들어 과거 흥겨웠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7080' 팬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 잡았다. TM밴드는 '해야(조하문)' '불놀이야(옥슨80)' '등불(영사운드)' 등 과거 향수를 다시 불러 일으키는 음악을 완벽하게 연주하며 젊음을 찾아가는 시간의 '매개체' 역할을 즐겁게 감당하고 있다.

◆음악은 '베품'으로

TM밴드의 공연은 특별하다. 들려주는 음악과 '베품'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공연은 멤버들의 자비로 이루어진다.

물론 가장 든든한 조력자는 '아내'들이다. 공연을 하는 날이면 화려한 무대와 조명이 설치되는 가운데 아내들이 팬들을 위해 각자 준비한 음식이 정성스럽게 준비된다. '7080' 음악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TM밴드의 음악만 즐기면 된다. 얼굴도 모르고 동네에서 한번도 인사를 못한 이웃이여도 공연에만 오면 흥겨움에 금방 가까워질 수 있다. 1년에 한번씩 만나는 동창이나 친구들도 이민 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버릴 수도 있다.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공연을 특별하게 만드는 '한가지 요소'가 더 있다.

TM밴드 외의 한 명의 '감초'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칵테일 담당 최희승(주유소 운영) 씨다. TM밴드 공연이 열릴때 한편에는 작은 바도 설치된다. 공연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희승씨는 무료로 칵테일도 만들어 준다. 물론 TM밴드 멤버들과는 가까운 친구 사이다. 다양한 칵테일을 만드는데 취미를 가진 최씨는 TM밴드 공연날이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낸다. TM밴드의 노래와 맛있는 음식 칵테일 등은 신나는 공연을 만드는 핵심 요소들이다.

◆위대한 전설로 남고 싶다

이들도 더러 싸운다. 음이 안 맞고 연습을 게을리하면 서로 '티격태격'한다. 연습을 하다가 홧김에 기타를 놓고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잠시 뿐이다.

그래도 행복하고 웃음이 넘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TM밴드는 더욱 젊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밴드 이름도 '타임머신'으로 지었다. "언제까지 할거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주저없이 롤링스톤즈의 리더인 믹 재거를 얘기했다.

"믹 재거 앞에서 은퇴를 거론하는 것은 '실례' 입니다. 예전에 믹 재거가 언제나 항상 무대에서 뛰어 놀고 싶다고 말했던 인터뷰가 기억납니다. 우리 TM밴드도 아마 죽을 때까지 연주를 하지 않을까요." 단지 유명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전설은 현재진행형이어서 위대하다.

▶공연문의:(818) 326-2296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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