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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신학] 교회가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이상명 목사·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구약성서에서 '예언자'를 뜻하는 히브리어 '나비(nabi)'는 미래의 될 일을 미리 고지(告知)하는 그런 일보다는 현재의 죄악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돌이키지 않을 경우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이 임할 것임을 알리는 시대의 소리통이었다. 따라서 '예언자'를 적절한 영어로 표현하자면 'foreteller'가 아닌 'God's spokesman'이다. 광폭(狂暴)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신언(神言)을 외친 사람들이 예언자들이다. 부패한 사회에 맞서 예언자들은 비록 임박한 심판을 선포하지만 심판이 하나님의 궁극적인 의도가 아님을 전하면서 심판의 상황 속에서도 결코 잃어서는 안 될 하나님의 구원 즉 희망을 노래한다.

영국의 유명한 문학가인 C. S. 루이스가 영국의 한 대학교에서 강연을 마치고 나올 때 한 학생이 다가와 그에게 심각한 얼굴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찌 이 지구상에 수많은 고통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루이스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보게 젊은이 내 말을 들어보게나. 고통이 있어도 이렇게 교만한 게 인생인데 고통마저 없다면 인간들은 얼마나 더 교만할까? 귀먹어 있는 인생들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메가폰(the megaphone of God) 그것이 바로 고난일세." 루이스는 고통을 가리켜 '하나님의 메가폰'이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하나님의 확성기' 이것은 이 세상을 향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방식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무교회주의자요 동서양사조를 넘나든 종교사상가였던 함석헌은 '대선언'이라는 장편 시에서 깨어있는 사람의 예언자적 역할을 다음과 같이 표현해 놓고 있다. 그 일부를 여기에 인용해 보자.

어렴풋한 느낌을 서슴지 말고 내 외치자. / 물 냄새맡고 달리는 사막의 약대처럼 / 스며든 빛 잡으려 허우적거리는 움 속의 새싹처럼 / 가쁜 숨으로 / 떨리는 맘으로 / 영의 안테나에 간신히 느껴진 파동을 너는 가장 큰 마이크로 부르짖으라. / 길(道)은 뵐 듯 말 듯(夷) / 참(眞)은 들릴 듯 말 듯(希) / 삶(生)은 잡힐 듯 안 잡힐 듯(微) / 말하는 네 입이 아니 / 행하는 네 몸이 아니 / 아는 네 맘이 아니.

위의 시에서 함석헌은 동시대인들이 즉물적(卽物的)인 일상사 속에 매몰되어 속물로 변할 때 깨어있는 사람은 예민한 감수성으로 '영의 안테나에 간신히 느껴진 파동'을 '가장 큰 마이크'로 외치는 시대의 전령이어야 함을 읊조린다. 함석헌이 표현한 것처럼 영의 안테나에 느껴진 파동을 가장 큰 마이크로 외치는 사람이 시대의 예언자이다. 예언자는 신언을 투박하지만 맑은 영성에 담아 시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전함으로써 부조리하고 부패한 당대의 현실을 고발한 시대의 전령이었다. 하나님의 지성소에서 들은 신언을 지성소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외치는 사람들 그들이 예언자들이다.

교회는 영의 안테나를 높이 세웠는가. 타락한 세상 병든 세상 맘몬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열린 귀는 있는가. 그것을 떨리는 맘으로 전할 수 있는 예언자의 입은 가졌는가. 맘몬에 기댄 부조리한 사회와 거짓 평화에 매몰된 현실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영의 안테나에 감지된 파동을 느끼는가. 하나님의 확성기가 되어라. 교회가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를 지를 것이다. (눅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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