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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시간이 필요한 '말의 노력'

마태복음 11장5절에는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수의 답변은 이렇다.

"시각장애인이 앞을 보고 신체 장애인이 걷게 되며 한센인이 완전히 치유될 거에요. 또 청각장애인이 듣게 되고 소천하신 분이 살아나며 저소득층에게 복음이 전파될 것입니다." 어떤가. 성경구절로 보기에는 꽤 어색하다.

최근 한센병자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 한빛복지협회가 여전히 교회에서 쓰이고 있는 부정적이고 차별적인 호칭들에 대해 용어 사용을 주의해줄 것을 교계에 공식적으로 당부했다. 설교나 성경 등을 통해 일반적으로 접하던 '문둥병' 또는 '나병'에 대한 용어 선택시 '한센병'이라고 바르게 수정해 달라는 당부였다. 이를 토대로 성경 속에 장애인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단어들도 함께 조사해 봤다.

한인 교계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 개역한글 등 각종 버전의 성경을 조사해 보니 시각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소경' 부터 '병신' '앉은뱅이' '불구자' '곰배팔이' 등 장애인을 지칭하는 비속어가 너무나 많았다.



물론 성경도 시대가 바뀌는 가운데 다양한 버전이 발행되면서 이러한 단어에 대한 용어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도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에게는 여전히 듣기 거북한 단어가 많다. 이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문제다. 당시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완전히 배제한 채 갑자기 성경에 '한센인' 또는 '신체 장애인'인과 같은 현대 시대에 쓰이는 단어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경용어에 대한 주의는 한국 내 교계 등에서 인식전환과 변화의 노력이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미주 지역 한인 교계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성경 단어를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어도 목회자들이 설교 등을 할 때 장애인 관련 용어 사용에 있어 충분히 주의하고 조심 할 수 있다. 교회에서 설교나 성경 모임 시간에 일부러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로 '나병'이나 '앉은뱅이' 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 않는가.

그동안 그런 단어들을 듣는 장애인 입장에서는 혼자서 많이 속상해 했거나 상처로 남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교계 내에서 아직 장애인 관련 용어에 대한 인식전환이 부족해서다. 장애인 관련 용어사용은 모두가 시간을 두고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이러한 '말의 노력'을 크리스천이 먼저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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