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마당] 비탈에서
김영교/노산문학상 수상
나지막히 껴안고
아직 동면에 잠긴 삶의 뒤뜰에
힘 모아 심은 날
설렘은 푸드득 아침 날개
길거리에는 말랑한 기온이 흥건
목도리 찾는 시린 긴 목
아랑곳 않고 돋는 여린 움
씨눈 지그시 내려 깔고
가지 하나에 온 정성 쏟는
질긴 침묵
찬란하게 껍질 떨구며 밀어내고 있다
그리움의 간격으로
비탈에 서서
가슴으로 받아 낸
칼 바람
흔들림만큼
드디어 나무 한 그루
선다
비좁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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