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좋아한다면…시원하다면…핫 서머 누들!

국수야 다 모여라!…아이 ♡ 누들

아이 ♡ 누들
▶주소 : 8242 Commonwealth Ave Buena Park CA 90621
▶전화 : 714 - 228 - 9194



모양만 다를 뿐 세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계절도 가리지 않고 사랑 받는다. 아주 적은 비용으로도 만족한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쫄깃하게 차갑고 도도하게 따뜻하고 푸근하게 항상 곁에 있는 것은? 정답 '누들!'

왠지 '누들'이라는 이름은 야들야들 산뜻한 느낌이고 우리말 '국수'는 덜 세련된 듯 하나 푸근한 인심을 느끼게 한다. 신기하게도 양면의 맛과 모양을 다 가진 그 이름으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말아라!

누들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집을 찾았다. 부에나 팍의 '아이 ♡ 누들'.

칼국수 비빔국수 라면 냉면 화려한 고명을 얹은 국수까지 그 종류가 30여 가지나 된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너무 많으니까 더 망설여지지만 요즘처럼 보기드문 폭염엔 화끈하게 매운 맛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너무 더울 때는 차가운 음식보단 오히려 매운 음식이 더 시원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고추에 포함된 캠사이신의 매운 성분이 몸 안에 들어오면 올라간 체온을 내리기 위해 땀을 흘리게 되기 때문에 열이 밖으로 빠져 나가는 효과로 더위를 싹 가시게 할 수 있다는 지식 정보를 떠올리며 속쓰림을 잊는 주문을 걸었다.

먼저 매콤하면서도 따끈한 '낙지쟁반국수'가 나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낙지볶음이지만 국물없이 깔끔하게 볶아서 국수와 더 잘 어울린다. 빨간 양념을 흠뻑 머금은 낙지와 야채를 얹어 한 젓가락 수북히 떠서 입안에 넣으면 먼저 달콤함과 고소함이 가득 퍼진다. 쫀득쫀득 씹히는 낙지 살과 부드럽게 감기는 국수의 궁합이 일품이다. 그 뒤로 그늘도 없이 쨍쨍 내리쬐는 얼얼함. 맺히는 땀방울. 입 속 사우나의 참맛을 느낀다. 낙지를 좀 더 큼직하게 썰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낙지로 말할 것 같으면 여름 에너지 음식으로 손색이 없으니 국수나 밥에 썩썩 비벼 칼칼하게 넘기는 그 맛은 더위까지 넘겨주리라.

'야채메밀쟁반'은 그야말로 쟁반에 올라앉은 새색시 모습이다. 선홍빛 치마 위에 연초록빛 저고리 연주홍빛 옷고름 그리고 보라빛으로 물들은 새색시의 수줍은 볼처럼 꽃단장을 했다.

토마토 메론 오이 붉은 양배추 등 과일이 듬뿍 들어간 새로운 쟁반국수다. 거무잡잡한 메밀은 그 속에 꼭꼭 숨었다. 처음엔 과일과 국수라… 과연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이 약간 들었지만 새콤달콤 상큼함은 신선하고 달콤한 열매의 맛과 참 어울린다. 자극적인 메일 양념을 과일이 감싸안듯 중화시켜 준다. 소바 스타일의 메밀 국수가 시원하고 쫄깃하게 목을 타 넘는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문득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란 소설 한 구절이 생각난다. 늦여름에 피기 시작하는 메밀꽃의 기억은 눈처럼 하얗다. 봉평을 찾을 때마다 하얀 눈발처럼 흩날리던 메밀꽃을 눈에 두고 메밀 국수 한 그릇을 후루룩 비워내곤 했었다. 이국 땅에서 가끔 당연한 듯 메밀국수를 먹다가도 봉평의 메밀을 떠올리면 신기함과 감사함이 버무려진다. 비록 똑같은 메밀은 아니지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늦여름은 행복하다.

메밀은 특히 '루틴'이라는 성분이 당뇨에 좋다하여 요즘 한창 인기몰이다. '루틴'은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에도 탁월한 효능을 가졌다. 그리고 단백질 함량이 많아서 여름 보양식으로도 어울린다. 서민들의 대표적 음식이었던 메밀국수. 옛부터 서민들이 사랑하던 음식에는 특별한 지혜가 넘친다. 부담없이 나눌 수 있고 눈으로 보고 맛으로 먹고 건강도 챙기니 그 소박한 역사가 기특하기만 하다.

빨간 열무김치 국물에 얼음을 동동 띄우니 차가운 칼칼함에 속이 시원하다. 국물은 농익은 맛인데 열무의 사각 씹히는 맛은 싱싱하다. '국수'란 놈은 정말 만만하다. 반찬없을 때 밥 말고 뭔가 다른 맛이 궁금할 때 뒷뜰 항아리에 담가놓은 열무김치 동치미 한 소큼 바가지에 덜어내어 솥단지에서 건져올린 국수 위에 시원스레 부어 별미로 먹었다. 지금도 어느 집이나 국수는 부엌 안에 꼭 여분으로 남겨놓아야 맘이 놓인다.

'아이 ♡ 누들'의 국수들도 역시 그렇다. 그 많은 국수들은 다름이 아닌 국수 옆에 다른 재료들을 곁들였을 뿐이다. 그런데도 국수는 무한의 맛과 모양을 지닌다. 시끄럽고 별난 세상을 수수함과 묵묵함으로 감싸안고 지켜내듯 '후루룩' 구수한 소리를 내며 구비구비 산을 넘어간다.

폭염주의보까지 내린 늦여름. 사막의 된 맛을 톡톡히 보는 요즘이지만 서민의 인심으로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싱싱하게 때론 칼칼하게 입맛을 깨우는 국수 한 그릇으로 여름을 후룩 넘어가자!

이은선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