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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 유쾌, 상쾌…드라마같은 해피엔딩

축구 한·일전 타운 표정

10일 LA한인타운은 며칠 앞서 미리 광복절을 맞은 듯한 벅찬 환희로 들썩였다.

일본과의 경기라면 유독 피가 끓어오르는 한인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독도 방문을 강행, 한·일 관계가 급랭하는 시점에서 벌어진 한·일전은 '절대로 패하면 안되는 경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승리의 기쁨도 컸다.

경기 종료 뒤 풀썩 주저앉은 일본 선수들을 배경으로 태극전사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순간, 관중석에선 소형 태극기가 펄럭였고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글도 보였다. 많은 한인들의 눈가는 촉촉히 젖었다.

▶결승보다 더 짜릿



한·일전 승리를 지켜본 한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올림픽 축구 사상 첫 동메달보다 일본을 이긴 것이 더 기쁘다"며 싱글벙글. 축구광이라는 김봉식씨는 "준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패해 한·일전이 성사될 때만 해도 일본에 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림픽 첫 4강 진출에 일본을 이기고 동메달을 따내는 기막힌 해피엔딩은 어떤 각본으로도 만들 수 없는 드라마"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바쁘다, 바빠

한인 식당들은 한·일전 전날부터 대표팀 선수들 못지 않게 바쁜 날을 보냈다. 좌석 예약부터 경기중계 여부 문의로 전화통에 불이 났기 때문. 인터넷 채널을 TV로 연결하는 등 '경기 준비'에 만전을 기하느라 직원들은 쉴 틈이 없었다. 버몬트와 7가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식당이 넓은 편이라 TV와 먼 자리에 앉으면 시청이 불편하기 때문에 테이블 배치를 다시 했다.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손님들이 몰려 일손이 모자랄 정도였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많은 식당들은 점심시간인데도 맥주 등 주류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모처럼의 대박을 구가했다.

▶남자보다 더 열성

김지은씨는 2명의 여성 친구와 응원을 위해 식당을 찾았다. 김씨는 경기 시작 전 "여자라고 축구에 관심 없을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지간한 남자들보다 열성적으로 올림픽 축구를 빠짐없이 챙겨봤다. 특히 한·일전은 절대 놓칠 수 없어 간만에 축구 광팬 셋이 뭉쳤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 일행은 불판의 고기가 타는 것도 모르고 TV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열성 팬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떠나온 가족 생각

유학생 김대영씨는 "한국을 떠나온 뒤로 오늘만큼 한국인임을 자랑스레 여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펄럭이는 대형 태극기가 눈가를 촉촉히 적셨다"고 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감격을 전했다. 그는 "정신없이 응원을 하다보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졌다. 고등학생 동생도 방학이라 모두 거실에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시청했을텐데 나 혼자 외지에서 보려니 씁쓸한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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