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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지옥' 세계 맛집들의 유혹

[다같이 '동네 한 바퀴~'] <1>맨해튼 헬스키친
즐비한 태국 식당, 1시간 줄 서는 라면집까지
매년 5월엔 군침 도는 ‘국제음식페스티벌’도

완연한 봄이다. 늦추위에 '언제 나가나' 애만 태웠다면 이제 나들이를 갈 때다. 산으로, 물가로, 벚꽃 구경 가랴, 놀이 동산 가랴 바쁘겠지만 가끔은 가까운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며 '까 먹는 재미'로 가득한 뉴욕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그간 모르고 있었던 뉴욕 지역 각 동네의 비밀, 갈 만한 맛집 등을 월1회 시리즈로 소개한다.


맨해튼 헬스키친(Hell's Kitchen)은 8애브뉴 서쪽, 34스트릿에서 59스트릿 사이 지역을 일컫는다. 크게 보면 미드타운 웨스트 지역에 포함되며, 종종 '클린턴(Clinton)'이라고도 불린다. 이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1881년 9월 뉴욕타임스 기자가 이 지역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루며 사건이 일어난 주택 지역을 '헬스키친'이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경찰이 39스트릿 10애브뉴에서 일어난 폭동을 지켜보며 '이곳은 헬(Hell, 지옥)이야'라고 말하자 동료가 '지옥은 그나마 낫지. 여긴 헬스키친(지옥보다 더 뜨겁다는 의미로 한 말)이야'라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지옥과는 상관없이 현재 '헬스키친'의 핵심은 9애브뉴를 따라 즐비한 식당들이다. 중식·타이·멕시칸·베트남·프렌치·그리스·이탈리안·터키 등 종류도 다양하다. 매년 5월에는 9애브뉴 선상에서 '국제음식페스티벌(International Food Festival)'이 열리기도 한다. 74년부터 시작돼 온 이 페스티벌은 맨해튼에서 열리는 거리 축제 중 비교적 긴 역사를 자랑한다. 고급 레스토랑이 부담스러울 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맛 보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식당들로 가득한 보물창고. 헬스키친을 한 바퀴 둘러보자.

◆맛집을 찾아라=음식 종류도, 국적도 너무 다양하다. 가볼 만한 곳 몇 군데를 소개한다.



헬스키친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식당은 바로 태국(타이) 식당.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두거나 두어 블록 떨어져 같은 식당이 2곳이나 있는 경우도 있다. 타이 식당이 늘면서 2009년 한때 9애브뉴 34~57스트릿을 ‘타이 타운(Thai Town)’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이 지역 태국 음식을 이끌고 있는 ‘투 톱’ 체인점으로는 ‘원디 시암(Wondee Siam, 641 10th Ave, 792 9th Ave, 813 9th Ave)’과 ‘염 염(Yum Yum, 658 9th Ave, 662 9th Ave)’을 빼 놓을 수 없다. 팟타이(Pad Thai)와 볶음밥(Thai Fried Rice) 등 기본 태국 음식이 맛있다. 특히 원디 시암에서 판매하는 오징어 요리 ‘Pad Kra Prow’는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해 입맛을 돋운다. 체인점은 아니지만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퓨어 타이(Pure Thai, 766 9th Ave, purethaishophouse.com)’도 숨겨진 맛집. 닭·오리·돼지·쇠고기·해산물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면 요리가 맛있다.

8~9애브뉴 사이 52스트릿에는 일본식 라멘으로 유명한 ‘토토 라멘(Totto Ramen, 366 W 52nd St)’이 자리잡고 있다. 기본 1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악조건에도 그 라면 한 사발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린다. 닭 육수로 국물을 우려낸 ‘파이탄 라멘(Paitan Ramen, $9.5)’이 주력 메뉴. 매운 맛도 있다. 매콤한 양념에 참치 회를 섞어 밥 위에 올려 놓은 ‘튜나동(Spicy Tuna Don, $5.5)’도 인기 있는 사이드 메뉴. 눈 깜짝할 사이에 한 그릇 뚝딱 해치워 버리게 만드는 맛을 자랑한다. tottoramen.com.

바로 근처에 있는 한인 셰프 후니 김씨의 한식당 ‘단지(Danji, 346 W 52nd St)’는 이미 공인된 맛집. 한식당 최초로 미슐랭 가이드 별 1개를 받으며 ‘고급 식당’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식당 분위기 자체는 편안한 콘셉트다. ‘진짜 한국적인 맛’만을 고집하는 김씨라,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면 한번쯤 방문하는 것도 좋다. 양은 많지 않지만 은대구조림·시골된장찌개·갈비찜·육회·골뱅이무침·안동찜닭 등 한국에서 먹던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가끔 김씨가 선보이는 ‘특별 메뉴’도 특색 있다. www.danjinyc.com.

이 밖에도 뉴욕타임스 건물 아래에 있는 버거집 ‘슈니퍼스(Schnippers, 620 8th Ave, www.schnippers.com)’, 스타 셰프 마리오 바탈리의 ‘에스카(Esca, 402 W 43rd St, www.esca-nyc.com)’, 파스타로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토(Becco, 355 W 46th St, becco-nyc.com)’, 으깬 고구마와 바비큐를 맛볼 수 있는 ‘데이지 메이 BBQ(Daisy May’s BBQ, 623 11th Ave, www.daisymaysbbq.com)’, 캘리포니아 느낌 물씬 풍기는 ‘아일랜드 버거 셰이크(Island Burgers and Shakes, 766 9th Ave, islandburgersnewyork.com)’ 등이 있다.

깔끔한 일본식 디저트와 간식을 판매하는 ‘교토부(Kyotofu, 705 9th Ave)’에서 후식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 두유 아이스크림·두부 패나코타·모찌 초콜릿 케이크 등 아기자기한 디저트와 단맛을 중화시켜 줄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다. kyotofunyc.com.

◆교통의 요지=헬스키친은 교통의 요지다. 포트오소리티 버스터미널, 펜스테이션 등 대형 버스·기차터미널은 물론이고 타임스스퀘어, 콜럼버스서클 등 지하철이 모이는 역과도 가깝다. 유동 인구가 많아 헬스키친 동쪽과 남쪽은 번잡하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나무가 즐비한 거리와 브라운스톤 집들이 한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브로드웨이 극장과도 가깝고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렌트 때문에 뮤지컬·연극 배우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는 것도 헬스키친의 특징이다. 제임스 딘·마돈나·앨리샤 키스·실베스터 스탈론 등 지금은 유명한 배우들이 이 지역에 살면서 연기 클럽 ‘액터스 스튜디오(Actors Studio)’에 다녔다. 44스트릿과 9애브뉴에 있던 이 곳은 지금은 식당으로 바뀌었다. 현재 헬스키친은 CBS 방송국 센터(524 W 57th St), 소니뮤직스튜디오(460 W 54th St) 등 방송·음반계의 보금자리 역할도 하고 있다.

글·사진=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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