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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크리스천의 '치킨 게임'

지난 1일 치킨 전문 패스트푸드 체인점 '칙필레이(Chick-fil-A)'로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최근 칙필레이 댄 캐시 회장이 기독교적 가치관에 근거해 동성결혼을 공개적으로 반대하자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이다.

이는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이 지난 1일을 '칙필레이 감사의 날'로 정하고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이벤트는 특히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흥행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매장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는 때아닌 칙필레이 로고와 각종 인증샷 등으로 도배됐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가 진정 남긴 것이 무엇인가. 이는 동성결혼 옹호론자들을 두고 비논리적인 '선 긋기' 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성결혼 이슈는 더욱 거세게 불거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나는 전통적 결혼을 지지한다"라는 가치관을 알리고 보여주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주장이 아닌 전통적 결혼에 대해서 반대쪽도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들을 제시하고 알려야 한다.

갑자기 칙필레이를 돕겠다고 하루 동안 치킨 샌드위치를 사먹고 인증샷 따위를 마구 올린 것은 감정에 치우친 행동이다. 이런 식으로는 동성결혼을 옹호하는 세력의 가치관을 절대 바꿀 수 없다. 만약 칙필레이 사건을 두고 발끈해야 했다면 '동성애 의무 교육법 통과' 등 최근 미국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굵직한 수십 가지 동성애 관련 논란에는 거의 폭동 수준의 시위가 벌어졌어야 했다.

잘 생각해보자. 반대편이나 중립에 놓인 사람들이 칙필레이 이벤트를 본다 한들 '왜(why)'라는 논리가 없는데 마음이 움직이겠는가. 성경을 기준으로 사는 기독교인이라는 이유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번 이벤트는 불난 집에 기름까지 부었다. 이틀뒤에는 게이와 레즈비언이 인권 편견 차별 등의 그럴싸한 단어로 자신들의 논리를 예쁘게 포장하고 칙필레이 매장에서 '키스데이' 이벤트까지 대대적으로 펼쳤다.

칙필레이 이벤트는 '같은 생각'을 가진 수많은 사람을 확인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편만 갈라 대립각만 심해질 뿐이다. 동성결혼 문제는 감정에 호소해서도 분위기에 끌려가서도 안 된다. 내면적으로는 성경적 가치관을 근거로 확실한 기준을 세우되 외부적으로는 일반적이고 타당한 논리로 반대파를 조금씩 잠식해야 한다. 보여주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스며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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