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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끔찍한 참극 '배트맨' 상영관서 총기 난사…12명 사망·59명 부상

한인도 1명 다쳐…24세 용의자, 연막탄 터뜨린뒤 총격

20일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의 '센추리 16' 영화관에서 신작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상영 중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한인을 포함 59명이 총상을 입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따르면 부상자 가운데엔 한인 한모(21)씨도 포함됐다. 엉덩이에 관통상을 입은 한씨는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사망자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부상자 중에는 생후 3개월된 아기도 있으며 생명이 위독한 환자도 많아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덴버 포스트 등 언론이 보도했다. 경찰은 사망자 중 10명은 극장 안에서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면서 최소 24명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사망자와 부상자 가운데는 미군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번 사건은 2007년 조승희가 일으킨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총기 참사다.

이날 영화관에서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 첫회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은 들떠 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20일 0시30분에 한 남성이 9호관에서 연막탄을 터뜨린 뒤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용의자는 24세의 제임스 홈스(사진)로 밝혔졌다.

연방 수사국(FBI) 관계자는 "용의자는 AK소총 엽총 권총 2정 등 최소 4정의 총기를 소지했다"고 말했다. 댄 오아츠 오로라 경찰서장은 "공범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방탄복을 입고 방독면을 쓰고 있었으며 장전을 할 때를 제외하곤 계속 총을 쐈다고 말했다. 홈스는 극장 주차장에서 체포된 뒤 "나는 (배트맨의 앙숙인) 조커다"라며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폭탄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살고 있는 오로라 북부의 아파트를 수색해 폭발물을 찾아냈으며 폭발물 해제를 위해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사건 현장에서 약 5마일 떨어진 그의 아파트는 정교한 폭발물로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어 이를 해체하는 데만 수일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이번 사건의 동기를 수사 중인 당국은 홈스가 테러단체와 관련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혀 그의 단독범행임을 시사했다.

일부 관람객은 영화에서 연막탄이 터지고 용의자가 총을 난사한 것이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에 맞춘 '깜짝쇼'인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성명을 내고 “아내 미셸과 나는 콜로라도에서 벌어진 끔찍하고 비극적인 총기난사 사건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는 누구든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하고,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부상자들을 돌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엿새간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포고령을 통해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영토 내에 있는 모든 공공건물과 군대, 기지, 해군함정 등의 성조기를 오는 25일 일몰시까지 조기로 게양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외국의 대사관, 공사관, 영사관 건물과 군부대, 해군함정, 기지 등에서도 조기를 게양하도록 명령했다.

한편, LA에서도 아크라이트와 AMC 등,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는 극장들이 시큐리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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