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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카자흐 친정에 다녀왔어요

저는 2003년에 카자흐스탄에서 와 한국 남자와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둔 엄마입니다. 그동안 친정에 갈 수 없어 너무 외롭고 속상했는데, 작년 어느 날 횡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이민자 친정보내기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나머지 “나, 집에 간다!!!”며 소리를 치고 뛰었습니다. 남편은 처음인 카자흐스탄 여행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뻐하는 눈치였고, 아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외할머니댁에 갈 기대에 신이 나 있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 도착하자마자 친정 엄마부터 찾았고,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정 엄마품에 안겨 그 동안의 그리움, 반가움에 잘 있었냐는 안부도 묻지 못한 채 오랜만의 엄마 냄새에 눈물만 흘리고 말았죠. 친정엄마와 팔짱을 끼고 시장 구경하고, 드라마처럼 엄마와 수다를 떨고, 그립던 친정 엄마의 음식도 먹을 수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아이들도 사진 속 엄마의 나라를 보고 호기심에 더더욱 즐거워했습니다. 더구나 아이들은 외할머니에 대한 기대에 잠도 못 이룰 정도였으니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답니다. 외손자, 외손녀의 재롱을 바라보시는 친정엄마도 흐뭇해하시고 즐거워 하셨지요. 피는 국경을 초월하는 걸까요? 아이들은 말도 안 통하는 사촌들과 금방 친해져서는 귀국할 때 즈음엔 울고불고 난리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어요. 주변 환경 적응에 빠른 아이들과는 달리 음식도 문화도 어색한 남편이 지루해 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친정 엄마 품에서 좋아 어쩔줄 모르는 저의 모습을 보고 투정도 짜증도 없이 “당신이 한국에 와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이제 알게 되었어. 고생 많이 했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안아주는 남편이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행복했던 한 달여간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 아이들이랑 카자흐스탄에서 찍었던 사진과 비디오를 자주 봅니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엄마, 외할머니의 집에서 너무 재미있었는데 언제 또 갈거야?”하고 묻습니다. “엄마의 고향은 "카자흐스탄”이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관심에 고맙고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여행 후 남편은 저를 더욱더 이해해주고, 더 잘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친정에 다녀올 수 있도록 애써주신 횡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과 횡성군수에게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결혼 이민자들에게 친정보내기 사업을 통해 행복을 안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율리아 횡성군 카자흐스탄 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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