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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덥다"고? 닭쳐!…육수에 웅크린 닭, 냉큼 여름을 건너다

복(伏)이라는 한자도 매우 재미
있다. 뜻은 '엎드린다'라는 의미
이며, 마치 개(犬)가 사람(人)
앞에 엎드린 형상을 표현하니,
사람 앞에 복종하는 개의 수난이
복날에 절정을 이룬 것이다.


복날이면 속살 깊이 우러난 삼계탕 한 뚝배기 후룩 비워내고 시원한 개울가에 발을 첨벙대며 수박 한 쪽 쓰윽 베어물던 그 여름날이 그립다. 뜨거운 햇살에 바싹 부서질 것 같은 하루의 컨디션. 기운 돋우러 찾아나서는 발걸음에 동네 닭이 제일 바쁘다. 닭에게 있어 '복날'은 진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장날'이다.

옛적에 농사 일로 고단했을 때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보양식도 바로 '닭'이었다. 돼지나 소는 키우기도 쉽지 않은 귀한 고기여서 서민들이 맛보기에는 어림도 없는 형편이었다. 그저 만만한 것이 뒷마당에 꼬꼬댁~~ 목청을 돋우며 돌아다니는 닭이 가장 묵직한 먹거리였다. 그것도 귀한 터라 딸 시집 보낸 장모가 귀한 사위에게 대접하는 최고의 보양 음식이 씨암탉이었다. 그리고 긴 여름 날 온 식구가 밭에 나가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돌아오면 허리 굽은 아낙네가 큰 가마솥에 삶아놓은 백숙을 찬없는 상 위에 정성껏 올려 놓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 앞에 온 식구가 모여앉으면 다리 한 짝 주욱 떼어 아버지 밥 그릇 위에 놓여지지만 아버지는 슬그머니 아들 밥 그릇 위로 옮겨 놓으셨다. 양은 넉넉치 않았지만 그것도 귀한 고기 반찬인지라 든든하게 마음을 채우는 밥상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닭'은 여전히 인기 충천하다. 이제는 삶고 볶고 찌고 튀기는 온갖 재주에 힘입어 아직도 우리네 밥상에선 주인공 역할이다. 요즘은 다이어트 등살에 퍽퍽하다고 젓가락 가지않던 가슴살마저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천의 얼굴 '닭'. 올 여름도 어김없이 찾아온 '초복' 더위에 소박한 보양식을 마주한다.

◆복날과 보양식

중국 양나라의 의사였던 도홍경은 "여름이면 양기가 바깥으로 뻗어나오고 음기는 뱃 속 깊은 곳에 숨어 냉기가 돈다. 그래서 뱃 속을 따뜻하게 해야 병을 막을 수 있다"고 기록하여 보양탕이 오래 전부터 유래됐음을 알 수 있다. 옛부터 높은 벼슬아치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준비하여 산과 계곡을 찾았고, 마을에선 개를 잡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개고기에 대한 금기사항이 많아, 먹지 않는 사람들은 소고기를 넣은 매운 육개장을 끓여 먹기도 했다.

복(伏)이라는 한자도 매우 재미있다. 뜻은 '엎드린다'라는 의미이며, 마치 개(犬)가 사람(人) 앞에 엎드린 형상을 표현하니, 사람 앞에 복종하는 개의 수난이 복날에 절정을 이룬 것이다

소문난 타운 보양식 전문점 4곳
김이 모락모락~다리 한 짝 주욱 떼어
입 안 가득 베어물면 가족 사랑 동료 사랑


◆3가 닭곰탕

3가를 지나가다 보면 아주 작은 삼계탕 집이 보인다. 도통 맛있는 맛집일 것 같지 않지만, 맛의 고수들이 즐겨 들린다는,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닭' 맛집이다. 닭에 관한 거의 모든 요리들이 등장한다. 닭곰탕, 닭계장, 삼계탕, 닭칼국수, 닭볶음탕, 토종 닭요리 등 온통 '닭'이다. 당일에 바로 잡아 가져오는 닭을 사용하기에 토종닭 백숙이 일미다. 삼계탕은 여느 집과 다르지 않은 듯 보이지만, 한 수저 뜨면 국물이 진하게 배어온다. 가격도 소박해서 시골 집 향수가 그리운 사람들은 한 번쯤 들려가도 좋을 보양 닭집이다.
주소: 4254 1/2 W 3rd Street LA CA 90020

연락: 213-386-1135

◆부일 삼계탕

LA에서 단품 요리로 한식당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데, 3가에 삼계탕 전문점이 들어섰다. 베스트 메뉴인 영양 삼계탕, 옻 삼계탕, 한방 삼계탕, 전복 삼계탕, 닭볶음탕 등 온전히 삼계탕 천국이다. 특히 항암, 항균에 좋은 옻 삼계탕은 알러지가 생기지 않도록 조리했고, 이미 FDA승인을 받았다. 옻은 한국산만 쓴다. 뜨끈뜨끈 진한 국물과 고명으로 얹은 파와 견과류가 식욕을 당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닭똥집도 푹 고아서 야들야들 맛있다. 외국인 손님에게도 인기있고, 특히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주소: 4204 W 3rd St Los Angeles CA 90020
연락처: 213-739-0001

◆다래옥

곱창구이로 유명한 이 곳에 '황토진흙 오리구이'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귀한 보양식으로 알려진 오리구이는 음식을 만드는 시간, 정성, 맛이 어우러져 보약을 먹는 느낌이 가득하다. 오랜 시간 구워 내, 보자기에 싸여나온 진갈색의 오리 안에 해바라기씨, 잣, 무화과, 호박씨, 대추, 흑미, 고구마, 한약재 등이 꽉 채여있다. 오리의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으며, 입에 씹히는 맛들이 쫀득쫀득하다. 알칼리성 고기인 오리구이는 건강을 위해 초복 보양식으로 도전해 볼 만하다.
단 하루 전이나 4시간 전 예약 필수!
주소: 1106 S Western Ave LA CA 90006

연락: 323-733-2474

"보양식…약하고 여윈 것 보해주고 정신 맑아지게 하는 효능"

◆보양식의 효능

대표 주자 닭은 돼지, 소보다 고기의 색상이 옅여서 우리 몸 속에서 단백질의 흡수도가 더 높다. 동의보감에는 "허약하고 여윈 것을 보해주고 정신을 맑아지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한다. 피로, 빈혈, 당뇨에 효과가 있는 인삼을 함께 넣어 끓이면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전복이 첨가되면 금상첨화다. 음양을 보양하고 원기를 돋워주는 '흑염소'는 역시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심장을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보양식은 고열량이기 때문에 적당히 섭취해야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시원한 보양식 - 초계탕

아무리 보양을 하더라도 땀 흘리는 것이 싫다면 냉탕에 들어앉은 닭을 만나보자. 궁중에서 먹던 차가운 보양식 '초계탕'은 닭 육수를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후 잘게 찢은 닭고기와 갖은 채소를 넣어 만든 전통음식이다. 기름기를 걸러내는 것이 특히 중요하고, 살얼음 동동 뜬 육수에 전복과 표고버섯을 고명으로 얹으면 여러 반찬 부럽지 않은 고급 일품요리가 된다. 그야말로 육.해.공이 한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다. 바쁜 시간에 간단히 초계탕을 맛보려면 닭 육수에 가슴살을 담고 냉장고에 남은 채소들을 채썰어 고명으로 얹으면 된다. 여기에 메밀국수를 시원하게 말아 톡 쏘는 새콤 겨자소스와 버무려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더위도 냉큼 물러간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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