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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가뭄과 홍수에서 검증된 4대강 효과

박석순/국립환경과학원 원장

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내리더니, 금세 장마에 접어들어 홍수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가뭄과 홍수가 연이어 나타나는 것은 우리 국토가 갖는 독특한 현상이다. 건조한 대륙성 기류와 습한 해양성 기류가 이곳 한반도에서 교차하고, 우리 국토에는 과거 지질시대에 빙하나 활발한 단층 활동이 없었던 관계로 물을 모아 둘 대형 자연호가 없기 때문이다.

 조선왕조 멸망 원인중 하나도 가뭄이었다. 왕조실록을 보면 490년 동안 100여 번의 극심한 가뭄이 있었고, 특히 1875부터 1905년까지 계속된 30년 대가뭄은 백성들의 궁핍한 삶과 민란(동학농민의 난, 1894년)으로 이어졌다. 결국 쇠약해진 국력으로 전쟁 한번 못해보고 나라를 통째로 넘겨준 것이 조선의 역사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 땅이 가뭄과 홍수의 나라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수지, 다목적 댐, 생공용수 댐, 하구 댐 등을 건설해왔다. 하지만 가뭄과 홍수 피해는 계속 반복됐다. 특히,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가뭄과 홍수는 더욱 극심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며, 그 피해는 연간 수조원에 이르게 됐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금까지의 가뭄과 홍수 대책과는 다른 차원에서 시도됐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본류에 퇴적된 토사를 걷어내고 맑고 풍부한 물을 채웠다. 제방을 보강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며 지역 주민들이 수상레저와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친수공간도 확보했다.

 이제 완공을 눈앞에 두고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장마에는 마치 하늘이 4대강 사업의 홍수방지 효과를 검증하듯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6월 22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국 평균 6백42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는 예년 수준의 2.5배에 달하며, 시간당 30mm 이상의 강우는 예년의 3.5배에 이른다. 사업 전과 비교해 4대강 본류의 수위는 2~4m가량 낮아졌다. 본류와 연결되는 지류의 수위도 1m정도 내려갔다. 피해액도 과거 엄청난 폭우가 내린 지난 1998년과 2006년의 장마에 비하면 평균 10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금년에는 4대강 사업의 가뭄대책 효과를 검증하듯 104년만의 극심한 가뭄이 왔다. 지난 4월 25일부터 6월 28일까지 전국에 내린 평균 강우량은 80mm로 예년의 29%에 불과했다. 논 5천ha가 피해를 입었고, 1,041세대 2,400여명이 제한급수를 받았으며, 가뭄 대책비로 902억원이 들어갔다. 금년보다 정도가 약했던 지난 2001년 가뭄은 4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전국 평균 강우량이 82mm로 예년의 31%였다. 논 1만5천ha가 피해를 입었고, 9만 3,615세대 30만4천명이 제한급수를 받았으며, 대책비로 2,778억원이 들어갔다. 금년 가뭄이 2001년보다 더 심했지만 피해 규모는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4대강 사업은 우리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 정책과 더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G8 확대정상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유엔 산하 최고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4대강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녹색뉴딜 사업’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지난 6월말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정상회의에서도 ‘기후변화시대에 대비한 녹색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제 4대강 사업은 이러한 세계적인 평가에 힘입어 ‘새로운 수출품목’으로 변신하여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태국, 알제리, 모로코 등 세계 각국은 우리의 4대강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기술 진출을 타진해 오고 있다. 가뭄과 홍수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던 나라가 기후변화시대를 맞이하여 4대강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의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국가로 변모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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