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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유예보다 드림법안을"…피아니스트 테레사 이씨

피아노 신동의 대학원서엔

사회보장번호 빈 칸으로



사연 들은 연방상원의원

11년전 드림법안 탄생 계기

“추방유예로는 부족합니다. 진정한 구제조치가 이뤄지려면 드림법안이 통과돼야 합니다. 끝까지 힘을 보태겠습니다."

맨해튼 인우드에 거주하는 피아니스트 테레사 이(29·사진)씨.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조치에 누구보다 깊은 감회에 젖었다. "뉴스를 접하고 처음에는 믿기지 않다가 나중에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2주일 전에도 드림법안 통과 촉구를 위한 워싱턴DC 집회에 다녀왔다는 이씨는 2001년 드림법안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장본인이다.

1983년 브라질 사웅파울루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를 따라 2살 때 미국에 와 시카고에서 성장했다. 이씨가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것은 12살 때. 3살 아래 둘째 남동생이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부모를 보고서다.



개척교회 목사였으나 종교비자 신분을 유지하지 못해 불체자가 된 가족은 부모가 세탁소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해도 난방·온수가 공급되지 않는 반지하방을 벗어날 수 없었다.

어린 이씨의 유일한 희망은 8살 때 교회에서 처음 접한 피아노뿐이었다. 타고난 재능에 더해진 지독한 연습으로 이씨는 수많은 지역 경연대회에서 우승했고 16살 때는 시카고의 메릿음악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1년 후 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청소년 콘서트 컴피티션에서 우승했고 독주자로 시카고 심포니와 협연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러나 이씨의 꿈은 거기까지. 직접 10군데 학교의 원서를 건네 주며 꼭 대학에 가라고 했던 음악교사 앤 모나코에게 이씨는 사회보장번호란이 빈 원서를 내밀고 울음을 터뜨렸다.

모나코 선생은 곧바로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에게 이씨의 사연을 전했다. 뜻밖에 더빈 의원 측에서 바로 응답을 했고 더빈 의원은 즉시 법안 작성에 착수했다. 모나코 선생이 학교 측에 사정을 호소해 맨해튼 음대의 입학 허가도 받을 수 있었다. 모나코 선생은 1년 후 음주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더빈 의원은 2001년 8월 1일 연방상원에 드림법안(당시에는 HR 1918과 S 1291 법안으로만 알려짐)을 상정했고 9월 12일 상원 법사위원회 공청회 일정이 잡혔다.

들뜬 마음으로 공청회 참가를 위해 워싱턴DC행 비행기를 타려던 이씨에게 9·11 테러는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모든 일정이 취소됐고 드림법안의 상원 공청회는 10년만인 지난해 6월 28일 처음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더빈 의원은 이씨를 소개했다.

이씨는 지난해 맨해튼 음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지난 2005년 같은 학교 출신 재즈 트롬본 주자 대니 커크훔과 결혼해 2010년 시민권을 취득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둘째 동생은 일리노이공대 졸업 후 시카고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어머니와 살고 있고, 생후 9개월에 미국에 와 아직 신분 문제를 해결 못한 플러싱의 큰 동생은 오는 8월 추방유예 신청만을 기다리고 있다.

박기수 기자 kspark206@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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