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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혹시 '가짜 식욕'에 속고 있지 않나요

식욕 다스려 살빼는 '마음 다이어트'

김정호(가명.43)씨는 자칭 '다이어트 박사'다. 최근 10년 새 체중이 35㎏이나 늘어난 김씨는 유행하는 다이어트는 죄다 섭렵했다.

하지만 식탐만 늘어날 뿐 살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고민 끝에 비만클리닉을 찾은 김씨는 일 중독으로 인한 불안과 피로가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새벽 2~3시까지 일할 때가 많았다. 그런 날엔 자기 전에 폭식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에겐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늘리라는 처방이 내려졌다. 김씨가 택한 휴식방법은 산책과 반신욕. 김씨는 "늘 경쟁에서 이기는 법만 생각했다"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니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일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먹던 습관도 서서히 사라졌다. 6개월 전 김씨의 몸무게는 98㎏이었으나 지금은 12㎏이 줄어 86㎏이 됐다. 좋은클리닉 유은정(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지금 당장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경쟁에서 낙오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김씨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많은 이가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요즘 마음을 바꾼다고 살을 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유 원장은 "다양한 다이어트 상품이나 방법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살 빼기에 실패하는 이유는 마음을 돌보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감정을 외면한 운동.식사요법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마음 다이어트'다. 

식욕의 원인은 위가 아닌 마음에 있어

배고픔은 위와 장이 아닌 뇌에서 결정된다. 감정은 뇌의 포만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몸과 마음이 평안할 때 포만중추는 충족감을 느낀다.

반면 불안.외로움.분노.두려움.슬픔 같은 부정적 감정이 뇌에 전달되면 중추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식욕이 생겨난다. 이를 '감정적 허기'라 부른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윤대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감정적 허기란 일종의 보상심리"라며 "몸이 음식을 원하지 않는데도 지친 뇌가 음식으로 심리적 결핍을 채우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복에 의한 '육체적 허기'보다 '감정적 허기'가 몸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 허기를 일으키는 부정적 감정은 다양하다. 윤 교수는 "경쟁에 대한 불안 자신에 대한 불만족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 등 현대인은 뇌를 자극하는 수많은 감정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부정적 감정이 지속되면 폭식할 가능성이 높다. 윤 교수는 "음식은 마음의 안정을 위한 일종의 마약"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이 편해야 음식 통한 보상심리 줄어

감정적 허기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다이어트의 성패가 좌우된다. 결국 살을 빼려면 마음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유 원장은 "모든 행동의 이면에는 유발 심리가 존재한다"며 "올바른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선 운동.음식조절 보다 우선 살찌는 심리적 원인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때 지친 뇌를 달래는 것이 중요하다. 윤대현 교수는 "현대인이 폭식.야식 중독 등 식욕조절을 하지 못하게 된 건 불과 60~70년 전"이라며 "지나친 경쟁과 급속한 변화 속에서 우리의 뇌가 빠르고 강한 자극에 지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사색하며 걷기 명화 감상하기 가족 간의 유대감 형성 봉사활동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 이는 느릿한 자극에 속한다. 강한 자극에 중독된 뇌가 위로를 받는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취미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유 원장은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에너지가 충전되는지 모른다"며 "혼자 있을 때와 여럿이 어울릴 때 멀리 여행을 떠날 때와 집에서 잠을 보충할 때 등 언제 가장 편안한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감정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가 불러도 계속 음식을 먹을 때 현재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한다.

유 원장은 "이 순간 내가 배고픈 이유는 마음의 결핍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음 다이어트'는 감정 조절을 통해 혼자서도 실천할 수 있다. 다만 폭식.우울 증세가 심한 사람은 신경전달물질이 정상 범주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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