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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기업(16) 뉴지구 트레이딩] ‘히트상품 제조기’ 명성 떨치는 한인 대표 가발업체

1978년 개업한 할렘 미용잡화점이 대형 도매업체로 성장
창업주의 1.5세 사위가 CEO 맡아 경영진 세대교체 성공

1978년 할렘에서 작은 미용잡화점으로 출발한 뉴지구 트레이딩은 현재 미국은 물론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세계 30개 국에 가발을 판매하는 대형 도매업체로 우뚝 섰다. 지난 30여 년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온 뉴지구는 70년대 한국 수출의 주력분야였던 가발산업에 집중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소매점에서 흑인을 상대로 가발을 판매하다가 이후 도매로 영역을 넓히면서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미국 가발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할렘에서 소매점으로 시작=뉴지구는 1세의 노련함과 1.5세의 참신함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좋은 예다. 창업주인 이민 1세 홍종철 회장과 그 뒤를 이어 홍 회장의 사위인 1.5세 김현준 최고경영자(CEO)가 업체를 이끌며, 완벽한 세대교체로 회사는 한 단계 도약했다.

뉴지구의 출발점이 된 할렘의 미용잡화점 ‘위그타운’은 홍 회장이 이민 후 처음 시작한 사업이었다. 한국에서 가발공장을 운영했던 그는 이민 후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할렘의 메인스트릿으로 불리는 125스트릿에 간판을 걸었다.

당시 치안이 좋지 않아 대낮에도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할렘에 매장을 오픈한 것은 홍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주변에서 위험하다며 만류했지만 흑인 수요가 많은 가발을 팔기 위해서는 흑인이 많은 동네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5년 후 맨해튼 브로드웨이 상가로 진출, 본격적으로 도매업에 뛰어들었다. 가발분야에 전문성을 살려 직접 개발한 브랜드 ‘러블리 컬렉션’을 중심으로 모자와 머리핀 등 각종 잡화를 판매했다.

이후 1993년 사위 김현준씨가 입사하면서 가발·잡화 도매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김 CEO는 “당시 브로드웨이 대부분의 도매업체가 가발과 잡화 등을 판매해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과감하게 잡화 분야를 포기하고 대신에 기존 가발 아이템에 미용기기와 파마약, 케미컬 등 미용재료를 추가해 헤어·뷰티에 전문성을 살렸다”고 말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만해도 99센트 숍이나 기프트숍 등에서 헤어제품을 판매해 뷰티서플라이 개념이 활성화 되지 않았었다. 김 대표는 “한인 소매점들에게 뷰티 제품을 직접 소개하며 납품했다. 반응이 좋아 거래하던 소매점들이 전문 뷰티서플라이업소로 업종을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실제로 거래하던 소매점도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히트상품 제조기=홍 회장은 직접 업주들을 만나 세일즈를 하며 경험을 쌓은 김 CEO에게 1998년 가발구매를 맡겼다. 미용재료도 취급했지만 가발분야에 주력했던 만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미리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가발구매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작업이었다.

김 CEO는 “먼저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던 러블리 컬렉션의 인식을 조사하고, 브랜드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브랜드명을 ‘할렘125’로 바꾸고 품질과 패키징을 업그레이드해 고급화 전략을 폈다. 또 홍 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김 CEO는 “중국에 있는 공장을 방문하던 중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 머리들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짧은 길이의 헤어 익스텐션’이라는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며 “그렇게 탄생한 것이 20년 가까이 스테디셀러로 명성을 굳힌 H-27피스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시중에 판매되던 헤어 익스텐션은 8인치부터 시작했다. 익스텐션을 이용해 긴 머리를 연출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스타일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H-27피스는 1~3인치 헤어 익스텐션이 각각 9피스씩 총 27피스로 구성돼 있다. 이 제품은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찾았지만 미용사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다. 6~7시간씩 긴 머리를 붙이고, 땋는데 걸리던 것을 1시간 정도로 단축할 수 있어 수고를 덜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한 달에 15만 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미지 마케팅에 투자=뉴지구에도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2006년 김 CEO가 홍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아 취임한 후, 회사의 조직 개편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마케팅에 투자를 늘렸다.

그는 “현재 미국 가발도매상은 200여 개 정도로 그 중 한인가발협회에 등록된 업체만 28군데”라고 말했다. 미국 가발 시장에서 한인 업체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태인이나 백인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가발업계에서 더욱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김 CEO는 과감하게 뉴지구의 미용재료 판매를 중단했다. 또 각종 미용쇼나 엑스포에 참가하고, 판촉물을 제작하는 등 매출의 10%를 마케팅 비용으로 재투자했다.

이밖에 디자인팀과 제품개발팀, IT팀을 조직해 각 분야의 전문성을 높였다. 김 CEO는 “그 동안에도 디자인, 제품개발을 해왔지만 별도의 팀을 구성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이제 그 조직 개편의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비 150%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도 매달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 김 CEO의 설명이다.

매출 성장은 지난해 출시한 인모와 인조모를 섞어 만든 제품 ‘키마 클래식’이 견인했다. 가격은 인모의 절반도 안되지만 품질은 인모 가발에 뒤지지 않는다. 뉴지구는 올해 안에 다양한 디자인의 키마 제품을 출시해 월 5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지구상사=▶1978년 맨해튼 할렘에서 미용잡화 소매점으로 시작▶1985년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지구트레이딩’ 도매 업체 설립 ▶1986년 ‘러블리 컬렉션’ 가발 브랜드 런칭 ▶1993년 가발과 미용재료 판매를 접목,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계 최초 도매 회사로 출범 ▶1999년 우드사이드로 본사 이전, ‘지구 트레이딩’에서 ‘뉴지구 트레이딩’으로 이름 변경 ▶2000년 할렘125 브랜드 런칭 ▶2005년 맨해튼 직영도매 매장 ‘헤어모션’ 독립 운영 시작 ▶2006년 김현준 CEO 취임 ▶2011년 키마 클래식 출시.

김동그라미 기자
dg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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