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근로 장애인 어울림 한마당 축제
화창한 봄날이지만 한여름 더위처럼 태양빛이 따가운 5월 중순에 원주 ‘천사들의 집’ 잔디밭이 시끌벅적합니다. 원주 지역 내의 직업재활시설 5곳의 근로장애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세탁 임가공을 하면서 볼펜 심을 조립하는 ‘마가렛 직업재활원’ 근로인들과, 현수막 제작을 하는 ‘행복공감’ 시설의 근로인들도 모였고, 차량 안전띠의 부속을 조립하는 ‘서진 복지원’ 근로인들, 그리고 양초를 제작하며 인쇄와 프린트 토너를 재활용하는 사업을 하는 ‘천사 장애인 보호작업장’ 근로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날입니다.근로 장애인들은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하여 단순 작업을 하면서 시설 작업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대부분 지적 장애인들이 많기에 복잡한 기구를 다룰 수는 없지만 사회의 한 일원으로 독립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합니다. 지적 장애인들의 특성상 한 가지 일에 오랜 시간 집중을 하지 못하기에 복지사들은 작업 능률보다는 근로인들의 마음을 더 배려하려고 노력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번 작업에 빠지면 더 섬세해지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친구들 덕에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도 있습니다. 최종 작업의 마무리는 복지사 선생님들의 몫이지만 작업장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들 하나하나에는 장애 근로인들의 정성과 노력, 수많은 손길이 묻어 있기에 더욱 값지고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모든 작업을 잊고 신나게 뛰어놀며 맛있는 것도 맘껏 먹을 수 있는 그런 날이기에 근로인들의 얼굴이 더 밝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모든 것에 있어서 느리고 서툴고 어설프지만 함께 모여 어울림으로 인해 그 부족함이 더없는 충만함으로 가득 채워지나 봅니다. 공굴리기를 할 때도 달리기를 하면서도 반환점과는 점점 멀어져 승패를 가릴 수 없는 게임이 될 때는 모두가 웃느라 뒤로 넘어갑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오직 ‘어울림’만 있는 체육대회를 치르느라 선생님들은 연신 비지땀을 흘리지만 더불어 행복한 날입니다.
우리 사회가 언제쯤이면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한데 어울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 손 잡아주고 일으켜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장애인들의 근로능력도 동등하게 인정받고 대우받는 그런 사회풍토가 형성되기를 간절히 빌어보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장해영·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자원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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