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인회 창립 50주년 (하·끝)] 이런 한인회가 되었으면…전직 한인회장들이 바라는 점
한인회의 지난 50주년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반세기를 예상하는 질문을 일부 전직 한인회장들에게 던졌다. 전직 한인회장들은 2년 간 한인회를 직접 이끌며 느꼈던 점들을 바탕으로 한인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한인 2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한인사회 대표단체로 위상을 굳건히 세울 것을 주문하는 회장들이 많았다. 또 한국 정치권 진출만을 바라는 지도자에 대한 경계감도 표출됐다. 한인회장들의 의견을 정리했다.▶김창범(15대)
모든 단체가 그렇지만 한인회는 시카고 한인사회를 위해 활동해야 한다. 하지만 근래 보면 지나치게 한국 권력에만 지향하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한인회는 현지 한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또 한인 1세와 1.5세간 조화도 중요하다. 미국 주요 도시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세대가 어우러지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런 점에서 시카고 한인회는 잘 하고 있고 의욕이 대단하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권덕근(22대)
한인회만이 할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재임 중에는 경로잔치와 연말파티를 다른 단체와 함께 열었다. 유력 정치인도 참석하고 600명 이상이 참석하기도 했다. 또 시와 주정부 단체에서 지원금을 받아 취업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주 검찰에서는 연간 3만달러 정도를 받아 한인회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김길영(26·27대)
재임 중에 가장 중점을 둔 사안이기도 한 한인단체들과의 공동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한인사회 대표 단체로 남기 위해서는 한인회가 구심점이 되고 각 분야의 단체들과 힘을 합쳐 많은 한인들이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한인회는 봉사단체에서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50년이 된 한인회가 앞으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표성을 유지해야 한다.
▶정종하(28대)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은 2세 한인정치인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현역에서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한인 밀집 지역의 시청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직원이 한 명씩은 있어야 한다. 앞으로 한인 1세들보다는 2세, 3세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한인사회 권익을 위해서 정치인이 배출되어야 하고 한인회가 이런 일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시카고 차이나타운 선거구가 재조정된 것은 한인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기남(29대)
앞으로 한인회는 2세 한인 리더가 탄생해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경험을 공유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한인사회가 단합할 수 있고 많은 동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한인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행복한 가정을 이끌면서 봉사정신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정리=박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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