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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웅장함의 매력, 이구아수 폭포에 푹 빠지다

폭포 중의 폭포 '악마의 목구멍'
악마가 모든 것 집어 삼킬듯 한 모습
시야도 뿌옇고 굉음에 정신이 없어

“불쌍한 나이아가라 폭포!”

32대 미국 영부인 엘레노어 루즈벨트가 이구아수 폭포를 바라보며 이렇게 탄식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는 타이틀도,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폭포라는 타이틀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이구아수 폭포를 실제로 보고 온 이들은 다른 폭포에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함이 있다고 말한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길래 이렇게나 다들 이구아수 폭포에 홀려서 돌아오는 걸까.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숨 쉬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뜨거운 날씨였다.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대다수인 산책로에서 오랜만에 배낭여행자의 경계를 늦추고 여유롭게 걸었다. 숲 속에서 기어 나온 긴코너구리 가족들이 산책로를 분주하게 가로질렀다. 수채화마냥 아름다운 파란 하늘, 흰 구름, 기찻길. 이런 곳이라면 평생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원에는 작은 갈래의 폭포들로 이어지는 '로어 서킷(lower circuit)'이 있고, 큰 갈래의 이구아수 폭포와 산 마르틴 섬 등을 즐길 수 있는 ‘어퍼 서킷(upper circuit)’이 있다. 표지판 따라 구비구비 숲 속 길을 걷다 보면, 물소리가 먼저 들리고, 곧 나무들 사이로 폭포가 하나씩 자신을 드러낸다. 마치 비밀의 화원의 주인공 마냥 폭포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 산책로가 왕복으로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어퍼 서킷’에서는 폭포에 온몸을 적시는 보트 라이드도 즐길 수 있고 또는 산 마르틴 섬으로 건너가 물 놀이를 하며 쉴 수도 있다.

오전부터 로어 서킷과 어퍼 서킷을 부지런히 돌아본 뒤, 이 날의 대미를 장식 할 폭포 ‘악마의 목구멍(라 가르간따 델 디아블로)’을 찾았다. 그러나 ‘악마의 목구멍’을 곧 보게 된다는 설렘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무려 ‘악마의 목구멍’까지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족히 한 시간을 뙤약볕에서 기다려야 했다.

열차에서 우르르 내린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 데크를 한 15분 걸었을까. 어느 순간부터 관광객들의 수다소리를 뚫고 이상한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망대에 가까워질 수록 ‘악마의 목구멍’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났다. 목구멍처럼 보이는 곳으로 거대한 양의 물들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물보라와 수증기로 인해 시야도 뿌열뿐더러, 물까지 튀겨대 옷도 젖었다. 거기다 굉음까지 합쳐져 정신이 없다. 지구가 멸망하는 날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라 가르간따 델 디아블로(악마의 목구멍)’,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름 한번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 정말 그 모습은 악마가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듯 하다.

존 밀턴이 '실낙원'에서 사탄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려놨는가. 두려워하면서도 악에게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나 또한, 끝없이 튀기는 물방울에도 불구하고 전망대에서 한참 동안이나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 이구아수 폭포 가는 방법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구아수까지 가는 방법은 비행기와 버스 두 가지가 있다. 비행기는 왕복 500~700 달러 정도이며 약 1시간 45분 정도가 걸린다. 버스로 가는 방법은 18시간이 걸린다. 비아 바릴로체, 티그레 이구아수 등 여러 버스 회사들이 이구아수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이를 왕래한다. 티켓은 온라인이나 전화, 또는 직접 버스 터미널 방문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왕복 약 270 달러이다. 침대처럼 눕혀지는 좌석, 반만 눕혀지는 좌석 등 가격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다. 간단한 식사들이 제공되며, 창 밖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풍경들로 인해 크게 지루하지 않다. 2층 맨 앞 자리에 앉을 경우 바깥 풍경을 전면 창문으로 즐길 수 있다. 2층 맨 앞자리의 경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으므로 몇 달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구아수 폭포가 있는 아르헨티나의 미시오네스 지방에는 ‘푸에르토 이구아수’ 버스 터미널을 중심으로 많은 호스텔들이 위치해있고, 시내에는 호텔들도 여럿 있다. 이구아수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쉐라튼 호텔의 경우 하룻밤 묵는 비용이 265달러이며, 스위트룸은 560 달러 정도 한다.

아르헨티나 쪽에서는 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면, 버스를 타고 브라질로 건너갈 경우 이구아수 폭포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브라질로 건너가 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데까지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브라질 이구아수 국립공원 입장료는 약 21달러이다.

이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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