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기<氣> 받으러 갑니다!

2005년부터의 노인대학 식사 봉사를 시작으로 자원봉사를 해오면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할머니들에게 도움을 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받으러 간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려운 어르신들을 만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 마음의 병을 많이 고쳤기 때문입니다.

횡성읍에서도 큰 고개를 굽이굽이 돌아 30분이나 더 들어가는 둔내면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며 바쁘게 일하며 자식들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던 저는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장사도 할 수 없게 되면서 생활자체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남편의 어눌해진 말과 행동은 낯설기만 했고, 생전 나들이 한번 못가고 일만 하며 살아온 남편이 불쌍해 수없이 울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도 성장하고 몇 년만 더 일하면 노후까지 끄떡없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는데,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만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횡성노인복지센터로부터 도시락 배달봉사를 맡아 달라는 청을 받고 배달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불편한 남편을 혼자 둘 수 없어 옆자리에 태우고 함께 도시락 반찬을 배달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반찬이 맛없다며 바꿔달라거나 타박하는 유별난 어르신들도 있었지만, 이젠 적응이 되어 자식들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이 서럽고 힘들어 그 짜증을 우리에게 부리며 외롭다고 호소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내장으로 눈이 점점 희미해지고 산 속에서 혼자 텔레비젼만 친구 삼아 사시는 게 오죽할까 싶은 마음에 측은하기도 하고 나도 늙어 저리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자 할머니 투정도 어리광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식들의 도움 없이 어렵게 살아가며 서로 위하고 보살피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우리 부부는 많은 것을 느끼고 또 서로 의지하며 그렇게 살자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보건소 방문 봉사와 횡성복지관 복지지도자 그리고 횡성노인복지센터 방문 돌봄 활동을 하면서 그때 인연을 맺었던 어르신들을 만나면 우리 엄마 아버지를 만난 듯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이젠 상심하지 않습니다. 나의 도움을 기다리는 곳이 있고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둔내 산골짜기를 누비며 어르신들의 기(氣)를 받으러 다닙니다. 저의 기(氣)도 나누어 드리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니니 오히려 제가 어르신들 덕분에 기를 받고 행복해집니다.

조추자 횡성노인복지센터 자원봉사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