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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뻔해 더욱 소중한 진리

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종교 담당 기자이다 보니 수많은 목회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대형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데 규모가 큰 교회일수록 다양한 사역이 많기 때문이다. 기사거리가 많다는 말이다. (여담이지만 종교기자라 해도 어떤 목회자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만날 정도로 목양실 문턱이 높은 교회도 있다.)

일종의 선입견일까. 대화를 나누다 보면 큰 교회에 소속된 사역자일수록 목회자 보다는 유능한 CEO를 대면하는 느낌이다. 이해가 간다. 수백 수천 명의 교인을 돌보려면 깊은 영적 고찰과 안목을 바탕으로 뛰어난 사역 전략과 체계적 시스템은 필수 아니겠는가. 다만 교인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나무보다는 숲을 보게 되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주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목회가 정말 행복할까".

입장 바꿔 생각하면 솔직히 압박도 있을 것 같다. 하나님 외에도 보는 눈은 정말 많다. 당연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종'이겠지만 목회자도 결국 인간이다. 어떻게 인간적 사심과 외부적 판단 기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무의식적으로 '한 영혼'이 일꾼이나 숫자적 부흥의 도매금 도구로 보이는 내면적 갈등도 느낄 것 같다. 오늘날 목회에서 교인 숫자 건물 크기 달변 등은 분명 유능한 목회자를 재는 부분적 요소임을 절대 부정할 순 없다.



지난번 커버스토리로 다룬 신승호 목사(찬양선교교회)는 그런 측면에서 '신선'했다. 그는 USC 캠퍼스 한 편에서 작은 무료 카페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교회 건물도 없다. 예배당은 USC 채플을 빌려 사용한다. 개척한 지 벌써 수년이 흘렀다. 교인수를 물었더니 겨우 '50여 명'이란다. 실력과 전략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다. 그의 목회 이야기는 인터뷰 내내 행복함이 묻어났다. 그는 교회가 작아도 '부흥'을 말한다. 사람이 적고 건물이 없다고 이를 늘리기 위한 전략을 부흥이란 교회적 단어로 그럴싸하게 연결 또는 포장하지도 않았다. 청빈과 순수한 색깔이 목회자의 미덕이란 말이 절대 아니다. 다만 그는 복음(복된 소식)을 통해 한 사람이 진정으로 변하는 '한 영혼'의 부흥을 꿈꾸고 있다. 이는 그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 오늘도 자리를 지키는 이유다. 천하보다 귀한 것이 한 영혼이다. 뻔히 알아도 매일 되새겨야 하는 소중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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