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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온경의 책세상] 영어로 재탄생 된 토끼와 거북이

송온경/도서미디어 교사·데이비슨 초등학교

책제목: Rabbit and the Dragon King
저자: 다니엘 산수시(Daniel San Souci)
삽화가: Eujin Kim Neilan
출판년도: 2002 년
추천연령: K-4 학년


5월 아시아 태평양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하여 미국학생들에게 아시아 특히 한국의 문화 유산에 대해 가르쳐 주려면 예로부터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구전문학을 소개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리나라의 옛날 이야기들에는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예의범절이라든가 옛 사람들이 중시했던 덕목들과 생활습관 등이 서려 있어 학생들은 전래동화를 읽으며 그 속에 내포된 의미나 주제를 능동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특히, 동양의 전래동화와 서양의 전래동화에서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분석·종합·적용 등을 하게 함으로써 학생은 한 단계 더 높은 사고활동을 하게 된다.

한국의 전래동화 중 ‘토끼의 간’ 이야기는 원래 ‘별주부전’이라는 판소리에서 유래된 옛날 이야기인데, 미국의 아동문학작가 다니엘 산수시는 이 옛 이야기에 자기의 생각을 가미하여 “토끼와 용왕”이라는 제목의 영어 그림 책으로 발간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용왕은 그야말로 엄살장이에 꾀병쟁이이다. 어느날 용왕의 등살에 온 용궁안이 어수선해지자 왕비가 아이디어를 낸다. 어차피 만병통치약이란 없으니 아무 것이나 약이라고 둘러대면 그 말을 믿고 용왕의 병세가 나아질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에 왕실의 마법사인 복어가 둘러대기를, “용왕님이시여, 토끼의 심장을 드시면 지병이 나으실 것이옵니다.”



그 말에 용왕의 얼굴은 환해졌고 이에 상어, 문어, 황새치 등 산하들은 토끼를 잡아오겠다고 나섰으나 거북이가 나서서 말하기를 “저의 할아버지가 오래전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겼나이다. 저만큼 토끼의 생김새를 잘 아는 동물이 없는줄 아뢰옵니다.”

그렇게 거북이가 오랜 시간동안 헤엄을 쳐서 토끼를 만나고 용궁까지 데려가는 것까지는 기존 내용과 다를 바 없다. 드디어 토끼를 대면한 용왕은 ‘나의 병이 낫기 위해 너의 심장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꾀많은 토끼는 자신의 심장을 뭍에 놓고 왔다고 둘러댄다. 이를 믿은 용왕은 토끼를 육지로 돌려보낸다. 거북이편에 심장을 보내는 조건으로.

‘토끼의 간’에서는 육지에 도착한 토끼가 거북이 약을 올리며 도망가는 것으로 끝나지만 산수시의 책에서는 토끼가 아주 잘 익은 홍시감을 자기의 심장이라고 속이고 거북이에게 내민다.

충신 거북이가 가지고 간 홍시감을 먹은 용왕의 병세는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난다.

의진 김 닐란이 그린 이 그림책의 바닷속 풍경과 용궁의 모습은 디즈니 만화영화인 “Under the Sea”를 연상시키며, 등장인물 중 토끼는 아주 영특하고 귀엽게 묘사되고 있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왕비가 나타나 용왕의 꾀병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목은 전래동화들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착한 인물이냐 나쁜 인물이냐의 문제를 떠나 실질적이고 현대적인 인물을 통해 독자들은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된다. 또한, 매직 샌드를 뿌린 토끼가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해리 포터와 그의 일행이 플루 파우더(Floo Powder)를 뿌리고 날아다닐 수 있었던 것을 연상시키며 혹시라도 ‘엄마, 토끼가 어떻게 물속에서 숨을 쉬어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좋은 해답을 제공한다.

토끼가 용왕의 병이 낫기를 비는 마음에서 홍시를 자신의 심장이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다르다. 이 때 자녀에게 물어보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쁘지만 토끼가 한 거짓말은 정말로 나쁜 것이었을까? 너 같으면 어떻게 했겠니?’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말로 해보게 하고 글로 써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okjoo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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