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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의 추억의 "프로야구"] '영원한 3할타자' 윤덕규

윤덕규는 대광고를 나와 MBC 청룡과 LG 트윈스에서 박흥식, 김상훈과 함께 짝빼기(야구선수들이 왼손잡이를 일컫는 속어)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면서 LG 트윈스의 전성기를 이루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타자였다.

 대광고 재학 시절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신인 중 한 명으로 드래프트 명단에도 5번째로 올랐을 정도였다. 그러나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프로야구계에서 고교 졸업생 타자로서 대단히 성공한 선수였다.

 그가 청룡에 입단할 당시 백인천, 이재환, 유승안으로 이뤄진 팀 내 주요 파워가 대광고 출신인 김재박, 김용달로 중심 이동을 할 시기였다. 그래서 새로 입단한 신입이었지만 별 탈없이 프로생활로 시작할 수 있었다.

 첫해는 이해창, 신언호, 이종도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밀려 출장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한 해를 보내게 된다. 데뷔 2년째 접어들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차면서 107경기에 출전해 아쉽게 100안타에 1개 모자라는 99개의 안타를 기록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1988년을 기점으로 윤덕규의 전성기는 시작된다.

 1990년을 제외하고 6년 연속 3할 타자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그러나 90년에 비록 3할 타자 자리를 잠시 비우게 됐지만 백인천 감독이 이끄는 LG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시즌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삼성을 제치고 우승반지를 끼게 된다.

 그때 윤덕규, 박흥식, 김상훈, 김영직 등 좌타자 라인의 눈부신 활약은 많은 화제를 낳았고, LG 트윈스가 전통적으로 강한 좌타자들을 보유하게 되는 역사가 시작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김동엽 감독이 청룡의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타격에는 나무랄 데가 없었는데 주루 플레이 실수가 많았다. 김동엽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주루플레이 실수였다. 그래서 유독 김 감독한테 호되게 야단을 많이 맞은 친구이기도 하다.

 그가 이병훈 해설 위원과 외야에서 좌익수로 콤비를 이루던 시절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겠다. 이병훈이 중견수를 볼 때였는데 주자 2루 상황에서 좌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두 바퀴 반을 구르면서 슬라이딩을 해서 멋들어지게 잡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일어나자마자 중계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공을 좌익수 윤덕규 선수한테 던졌는데 깜짝 놀란 윤덕규 선수가 맞을까봐 피해버렸다. 그래서 2루 주자가 태그업을 해서 아웃 카운트를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을 놓쳐버린 황당한 사건이 벌어져 애매하게 윤덕규까지 바보가 된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김재박 라인은 상당히 장기집권을 하게 되지만 90년대 초반 MBC에서 LG로 바뀌는 것을 계기로 91년 윤덕규는 김재박과 함께 태평양 돌핀스로 트레이드된다. 태평양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그의 3할 타율은 계속 진행되면서 3년 연속 3할 타자의 자리를 지킨다. 결국 94년 박노준, 김재현과 함께 대망의 골든글러브를 손에 끼게 된다.

 1995년 7월21일 그에게 잊지 못할 날이 찾아온다. 쌍방울 레이더스와의 경기에서 역대 11번째로 1000안타 기록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유니폼을 한 번 더 갈아입고 어마어마한 현대 계열사 직원들의 조직적인 몰표의 힘으로 올스타전에 김경기, 정민태, 윤덕규, 이숭용, 박재홍과 함께 뽑히는 영광도 누리게 된다.

 물론 팬들로부터 엄청난 욕을 먹으면서 말이다. 그의 타격이 95년부터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하면서 1997년 마침내 13시즌을 끝으로 선수의 길을 접게 된다. ‘영원한 3할 타자’라는 별명을 뒤로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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